독일서 80년만에 극우정당 지방정부 집권할까... AfD, 옛 동독 주의회 선거 압승
작센안할트서 역대 최고 44% 득표…중도정치의 실종…친러 극우 정권 안보 리스크도 문제
붕괴 위기 몰린 방화벽 정치
중도정치의 실종…친러 극우 정권 안보 리스크도 문제
[파이낸셜뉴스]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44%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독일은 나치 패망 이후 80여년 만에 극우 성향 지방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7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AfD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44.6%를 득표해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16.9%)을 제치고 제1당을 확정했다.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은 9.1%, 녹색당 8.9%, 좌파당은 8.4%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독일 정치권의 중도가 무너지며 국정 운영 난도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지지율 하락을 겪는 메르츠 총리의 당내 장악력도 심각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AfD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단독 정부를 수립하지 못하지만 소수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집권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AfD와 연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현재 BSW 득표율은 5.2%로 집계됐다. BSW가 의석 배분 최소 기준인 득표율 5.0%를 넘겨 원내에 진입할 경우 AfD와 합계 의석수가 절반을 넘어 연정을 꾸릴 수 있다.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 격인 BSW는 이민 강경책과 대러시아 유화 정책에서 AfD와 뜻이 맞는다. 또, 극우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CDU 등다른 정당들의 '방화벽(firewall)' 원칙에도 부정적이다.
AfD 공동대표인 알리스 바이델과 티노 크루팔라는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고 연정 희망 의사를 발신했다.
AfD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협력을 거부해온 독일 주류 정치권의 '방화벽' 전략이 보수적인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AfD로 향하면서 시험대에 올랐고 어쩌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도 FT는 전망했다.
AfD의 이번 득표율은 직전 2021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당시 20.8%의 배를 넘겼다. 이는 주의회의 연방의회 선거를 통틀어 창당 이래 최대 득표율이다. 작센안할트 주총리 후보로 나선 울리히 지크문트는 "역사를 썼다"며 "베를린에 보내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AfD는 △불법체류자 추방 △망명 신청자에 노동 의무 부여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 축소 △ 독일 국기 게양 등 애국 교육 강화 △공영방송 지원 축소 등을 약속했다. 빈부 격차에 대한 반감을 파고들면서, 과거의 과오를 기억하려는 독일 사회 전반의 기조를 '죄책감 콤플렉스'로 간주해 종식할 것을 내걸고 있다.
올해 35살인 지크문트 후보는 이번 선거 돌풍을 주도하며 전국 지지율로도 1위를 달리는 AfD의 핵심 인사로 떠올랐다. CDU 당원이었던 그는 소셜미디어로 청년층을, 비교적 깔끔하고 친근해 보이는 외모로 노년층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센안할트는 인구 212만명, 유권자 169만명으로 인구 기준 독일 16개주 가운데 6번째로 작은 주다. AfD는 서독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이민자 인구가 적은 작센안할트 등 옛 동독 지역을 텃밭으로 삼아왔다. 이민 강경책과 독일 민족 정체성 강화를 내세우는 AfD는 2013년 창당 이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 시장을 몇 명 배출했지만 주정부에서 집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투표율은 74.5%로 잠정 집계돼 동서독 통일 이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주의회 선거 당시 투표율은 60.3%였다. 이달 20일에는 AfD가 40% 가까운 지지를 받는 옛 동독 지역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주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