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려아연 주총서 양측 후보 모두 찬성...'한화 5.8%' 부상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각각 내세운 후보 모두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중립 기조를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표대결의 무게추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적용되는 '3% 룰' 해석과, 6%에 육박하는 실질 의결권을 쥔 한화그룹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제11차 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 3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모두 찬성으로 결정했다. 안건은 제1호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제2호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4인 선임의 건, 제3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의 건이다. 이날 위원회에는 이연임 위원장과 박영석·정희준 상근위원, 정우용·이상민·이인형·조성일·박래수·임삼섭 비상근위원 등 9명 전원이 참석했다.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을 이형규·서은숙·이준봉·심혜섭 후보 4인에게 각각 4분의 1씩 나눠 행사한다. 이준봉·심혜섭 후보는 영풍과 와이피씨,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주주제안한 인물이다. 이형규 후보는 최 회장 우호주주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이 제안했고, 서은숙 후보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전 한국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과 MBK·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이머징마켓 투자부문 대표 모두에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5.48%다.
시장의 시선은 3% 룰의 세부 해석으로 향한다. 상법상 감사위원 분리선출 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에게는 지분을 모두 합해 3%까지만 인정하는 합산 3% 룰이, 그 외 주주에게는 각각 3%를 인정하는 개별 3% 룰이 적용된다. 현재 고려아연 최대주주는 영풍 계열사 와이피씨(25.21%)다.
쟁점은 합산 대상의 경계선이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특수관계인에 계열사뿐 아니라 해당 법인의 임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논리를 적용하면 고려아연 사내이사인 최 회장이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합산 3% 룰의 제약을 받는다. 그간 열세로 평가받던 박유경 후보의 승산이 높아지는 구도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고 지분 공시도 별도로 해온 만큼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이 경우 우군 표를 온전히 살린 백인규 후보가 승기를 잡는다.
법리가 맞서는 국면에서 실질적 저울추로 떠오른 곳은 한화그룹이다. 고려아연 지분을 3개 계열사에 분산 보유해 개별 3% 룰을 확실하게 적용받기 때문이다. 지분율 4.76%인 한화에이치투에너지는 3%까지, 한화임팩트(1.79%)와 한화(1.14%)는 보유 지분 전량을 행사할 수 있다. 합산하면 약 5.8%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가 아닌 단일 주주군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의결권으로 평가된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