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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챗GPT 한국어를 정말 이해할까요" AI 파고드는 언어학자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송상헌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장·언어학과 교수
결국 영어모델 한국식 사고 한계
인간·LLM의 학습법 차이도 주목
교육부 산하 연구재단 사업 선정
일본 도호쿠대와 관련 연구 진행

송상헌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장·언어학과 교수 사진=김만기 기자
송상헌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장·언어학과 교수 사진=김만기 기자

"인공지능(AI) 모델 자체가 한국말을 잘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영어 모델이에요."

7일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송상헌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장 겸 언어학과 교수(사진)는 거대언어모델(LLM)의 한국어 처리를 바라본다. AI 연구자라고 하면 컴퓨터공학자나 전자공학자를 떠올리지만 송 교수는 언어학자다. 인간의 언어를 연구해온 시각으로 AI의 한국어 이해와 처리방식을 살펴보고 있다.

송 교수의 원래 전공은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하도록 하는 전산언어학이다. 대규모언어모델 등장 이후 AI가 인간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는지 평가하는 연구로 관심을 넓혔다. AI 모델의 성능과 별개로 인간의 언어 이해 과정과 비교·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례가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운 '착한 영희의 동생'이다. 송 교수는 "한국인은 70% 이상 동생이 착하다고 해석한 반면 챗GPT 같은 최신 LLM에 물으면 90% 이상 영희가 착하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처럼 보여도, 내부 연산 과정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를 AI 내부에서 영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가설과 연결한다. 다만 우연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도 있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인간의 언어 습득과 AI의 언어 학습에도 주목한다. 인간은 적은 언어 경험만으로 복잡한 언어체계를 습득하지만 현재의 LLM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송 교수는 "인간의 뇌는 동일한 답을 얻는 데 있어서 불과 몇 암페어 정도로 끝난다"고 말했다. 인간의 언어 습득과 LLM의 언어 학습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인간의 뇌와 AI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인간의 뇌 구조를 가장 잘 모델링한 모델이 성능이 제일 잘 나와야 되겠죠"라며 "이런 문제의식에서 뇌과학과 AI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사업에 선정된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는 일본 도호쿠대 응용인지신경과학센터와 함께 9월 1일부터 6년간 48억5000만원 규모의 '인간중심 언어지능' 연구를 한다. 연구팀은 fMRI와 EEG로 언어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을 측정, LLM과 비교할 계획이다.

연구 대상은 한국어·일본어·영어다. 언어별 차이를 비교해 AI의 언어 처리와 인간의 인지를 살펴보고 차세대 AI의 설계 원리와 인지적 타당성을 평가할 기준을 찾을 계획이다. 송 교수는 한국형 AI 평가에도 이런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서울·경상·전라 방언을 활용해 미국과 국내 AI 모델을 비교한 결과 국내 모델이 지역 방언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표준어 중심의 학습 데이터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가 던지는 질문은 AI가 얼마나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과 AI의 처리방식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공학 중심으로 발전해온 AI 연구에 언어학과 뇌과학의 시각을 더하는 이유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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