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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반도체 기술 스파이 혐의로 中 이중국적자 체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 지난 2025년 5월 23일(현지시간) EU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신화 연합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에 지난 2025년 5월 23일(현지시간) EU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신화 연합

벨기에가 7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술을 빼돌리려던 벨기에와 중국 이중 국적 연구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쟁사에 반도체 기술을 넘기려 한 혐의다.

벨기에 연방검찰국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체포는 "간첩 행위, 범죄 조직 참여, 회사 자산 남용, 회사 기밀 불법 공개"에 대한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첨단 기술과 관련해 충돌하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 심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질화갈륨 반도체 기술 유출

벨기에 검찰은 체포된 벨기에-중국 이중 국적자는 52세의 남성으로 벨간(Belgan) 선임 연구원이었다고 밝혔다. 벨간은 첨단 질화갈륨(GaN)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였다. 기존 반도체 핵심 재료인 규소(실리콘) 대신 질화갈륨을 사용해 실리콘에 비해 전력 효율과 내열성을 대폭 높였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으로 전망이 밝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2024년 7월 파산했다. 400여명의 일자리도 사라졌다.

검찰국은 체포된 남성이 벨간과 비슷한 제조 활동을 하는 중국 업체의 이사직도 겸직하고 있었다면서, 이 업체는 이 남성이 벨간에 합류한 지 수개월 뒤 설립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조사로 질화갈륨 반도체와 관련한 특수 지적재산권, 영업 기밀이 외국으로 불법 유출됐음이 밝혀졌다면서 이 기술은 전기차, 항공,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10일 브뤼셀 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다 체포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경찰이 수색에 나서 데이터 저장 장치들과 전자 통신 내용을 확보했다면서 이 사건과 관련된 두 번째 용의자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화하는 EU-중국 갈등

EU와 중국은 기술, 자원을 놓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첨단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네덜란드는 아울러 자동차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에 대한 임시 통제권도 확보했다. 중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장비와 기술을 자신의 중국 업체로 빼돌릴 위험이 있다는 법원 판결 뒤 나온 조처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넥스페리아 중국 자회사의 EU 수출을 막았다.

EU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선 러시아를 돕는다는 혐의로 일부 중국 기업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은 EU 회원국들과 14개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댔다.

이번에 산업 스파이 사건이 터진 벨기에는 EU와 중국 간 갈등의 최전선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EU 본부와 집행위원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와 사무국 등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나토 EU 사령부 최고 지휘소(SHAPE)에서 중국 출신 캐나다 국적 인턴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유럽의회 극우 의원의 중국계 보좌관이 간첩 혐의로 4년 9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국에 기밀 자료를 넘긴 혐의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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