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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병목은 메모리"…美 터틀캐피털, 삼성·SK하이닉스에 베팅[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AI 대표주 대신 '병목'에서 다음 투자처 발굴
메모리·포토닉스·우주를 AI 핵심 병목으로 지목
메모리 ETF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익스포저
"AI株 이미 많이 올라…다음 공급망까지 파고들어야"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가 인공지능(AI)의 다음 투자 기회로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지목했다. 엔비디아 등 이미 크게 오른 AI 대표주를 뒤쫓기보다 AI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병목(bottleneck)'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메모리를 AI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익스포저를 확보하고 있다.

맷 터틀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투자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다음 병목'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AI가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을 무엇이 막고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어디인지 살펴본다"고 밝혔다.

터틀캐피털이 현재 주목하는 대표적인 AI 병목은 메모리와 포토닉스(광자·광통신), 우주 산업이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과 직접 연결되는 분야가 메모리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연산량이 급증하면서 AI 가속기뿐 아니라 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터틀 CEO는 메모리를 AI의 대표적인 병목 투자처로 꼽으며 자사의 메모리 관련 ETF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익스포저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 관련 인컴형 ETF 'DRMP'에 대해 "약 50%를 D램에 노출해 하이닉스와 삼성에 대한 익스포저를 갖고 있다"며 "나머지는 분산투자를 위해 다른 메모리 종목들로 구성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단순히 'AI가 성장하니 반도체를 산다'는 접근법과 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터틀캐피털은 새로운 투자 테마가 등장하면 해당 산업의 최종 승자뿐 아니라 승자 기업의 공급업체, 다시 그 공급업체의 공급업체까지 가치사슬을 거슬러 내려가 투자처를 발굴한다"고 강조했다.

AI 투자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AI 대표 종목의 주가가 이미 크게 상승한 만큼 AI 산업 확대 과정에서 새롭게 부족해질 자원과 인프라를 찾아내는 것이 다음 수익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터틀 CEO는 "AI 종목들이 이미 많이 올랐고 변동성도 상당히 크다"며 AI 테마에 투자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다음으로 주목하는 병목은 데이터 전송이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되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기존 구리선 기반의 데이터 전송 기술만으로는 필요한 속도와 용량을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터틀캐피털은 포토닉스를 또 다른 AI 병목 투자처로 보고 있다. 자사의 포토닉스 테마 ETF 'FOTO'를 통해 레이저와 광학 등 차세대 데이터 전송 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터틀 CEO는 "전통적으로 데이터는 구리선을 통해 이동했지만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구리선만으로는 충분히 빠르지 않고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를 전송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레이저와 다양한 광학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장기적으로는 우주산업까지 AI 인프라 투자로 연결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 부지 문제 등이 커질수록 향후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지구 밖으로 확장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주 역시 AI의 병목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데이터센터가 우주에 위치하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AI 성장주만 쫓는 투자에는 선을 그었다. 터틀캐피털은 구리 광산과 철도, 에너지 등 자산집약적이면서 AI 시대에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전통 산업을 AI 투자와 함께 가져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터틀캐피털은 2012년 설립된 미국 ETF 운용사로 현재 약 58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아크(ARK) ETF와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 등 기존 월가의 투자 문법을 뒤집은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름을 알렸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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