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美 수입품 200억달러 어치에 관세 맞보복 시작
캐나다 대미 교역 중 5% 수준으로 타격 효과 제한적일듯
[파이낸셜뉴스] 캐나다가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산 수입품 약 200억달러(약 27조원)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양국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캐나다는 이날 자정(한국시간 8일 오후 1시1분)부터 최대 교역국인 미국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번 보복 관세 조치는 철강과 가구, 의류, 전자제품 등의 미국산 제품에 적용되며, 품목별 관세율은 15%에서 최고 50%에 달한다.
양국의 상호 관세 부과는 지난 18개월간 이어져온 이웃 국가 간 무역 갈등의 심각한 격화를 의미한다. 2주 전만 해도 타결 직전까지 갔던 협상이 무산된 것을 두고 양국 당국자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고조되는 긴장감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장 신청을 거부해 매년 검토 대상이 된 미국·메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인 USMCA의 앞날에도 큰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자문위원인 마이클 하비 캐나다 농식품무역연합 집행이사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갈등의 악순환"이라면서도 "동시에 총리가 지렛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 역시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미국이 시행한 관세 조치는 와인과 가구, 유제품, 시멘트, 의류, 낚싯대, 하키 스틱 등 캐나다의 대미 수출액의 5%에 해당하는 200억달러 규모에 타격을 입혔다.
양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는 올해 전체 수출의 약 68%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약 80%는 USMCA 면제 조항 덕분에 무관세로 이동했다. USMCA의 보호 장치가 캐나다 국내 경제에 일정 부분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대공황 시절 법률을 근거로 부과된 미국의 신규 관세에는 USMCA 면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캐나다는 자국의 경제 규모의 13배에 달하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투자와 성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으나, 무역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 수개월 내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고 정치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지난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무역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트럭, 부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두나라의 국경에 걸쳐있는 호수인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개칭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의 관세 부과 하루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캐나다의 항공기 제작회사 봉바르디에를 겨냥해 미국에서 판매를 할 수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 은행과 기업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을 향해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 항공사를 이용하며, 미국산 술을 마시고 아메리카호에서 항해를 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양국 장관이나 정부 관계자 간 공식 회담은 중단된 상태다. 하비 집행이사는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계속 열어두고 미국 측의 수사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며 "미국의 의사결정 절차가 다시 경제 논리로 돌아오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캐나다의 보복 관세 부과 규모가 양국의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것을 감안할때 당분간은 경제적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무역혁신 이사 브래드 우드는 "맞보복은 미국과 캐나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며 "고조될때마다 새로운 해결해야할 장벽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우드는 "앞으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위협했던 것을 실제로 이행할지 여부"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