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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 '노광장비' 강화한 삼성, 중국과 격차 더 벌린다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ASML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6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ASML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ASML과 손잡고 차세대 노광장비 ''하이 NA(High-NA)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하는 등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으로 오는 2028년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 제조에 '하이 NA EUV'를 적용해 기술 안정성 뿐만 아니라 생산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는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입지를 굳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도 찾아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굴기를 노리던 중국은 최대 약점인 노광장비에서 한계를 재확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초 D램 양산… HBM 성능 고도화도 노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ASML과 협력해 차세대 노광장비 '하이 NA EUV'를 차세대 D램 제조에 적용하는 것은 경쟁사들의 추격을 뛰어넘을 수 있는 HBM 성능을 고도화하겠다는 기술적 의미로도 연결된다.

실제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단계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하면서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번 차세대 노광장비도 최선단 공정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환 상명대 반도체학과 교수는 "D램 성능이 좋을 수록 HBM 성능이 좋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 협력은 10나노 공정을 더 줄여서 초미세패턴공정을 할 수 있도록 ASML과 노광장비를 같이 개발하겠다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UV 노광장비는 극자외선을 이용해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설비로 한 번에 13.5nm까지 얇은 선폭을 그릴 수 있다. 멀티패터닝을 하면 2nm 회로까지 가능하다. 이번 차세대 노광장비의 핵심 장점은 멀티패터닝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EUV는 멀티패터닝 4번으로 2nm을 구현하지만 하이 NA EUV는 이론상 공정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차세대 노광장비의 비용은 약 5000억원에 달하지만, 공정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대량 생산에 성공할 경우 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D램 양산 제품에 차세대 노광장비를 적용해 제조 공정 조건과 수율, 생산성을 조기에 검증해 차세대 노광장비가 실제 대규모 D램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중국과 기술 격차 벌려 추격 막는다
삼성전자가 전략무기를 강화하면서 메모리 시장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뿐만 아니라 거센 추격에 나선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더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1기 시절에 ASML의 EUV 대중국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에 급소를 찔렀지만 중국은 심자외선(DUV) 장비를 활용한 멀티패터닝으로 범용 D램 시장에서 빠른 추격에 나선 바 있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 올해 2·4분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4%)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CXMT는 최근 5세대 HBM3E 소량 생산에 돌입했고, 미국의 수출 규제로 EUV를 들여올 수 없자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국가 자본까지 투입해 자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선 향후 10년 내로 중국이 ASML 기술력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만큼 격차를 벌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환 교수는 "중국은 자체 개발 혹은 제3국을 통해 노광장비를 수입하든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고 경쟁사 우위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차세대 노광장비"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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