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한항공 10년만 파업 위기..통합 서열 갈등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조종사노조 합의 불발, 노동위 조정 신청
노조 "대한항공 조종사 불이익..노사합의 필요"
사측 "오히려 승격 빨라져..인사권 조정 대상 아냐"

이날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이날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10년 만에 조종사 파업 위기에 놓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조종사들의 승진 순서를 결정하는 서열(시니어리티)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조종사노조가 쟁의조정을 신청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노조는 2015년도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뒤 2016년 12월 7일간 파업을 벌였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조종사 서열을 어떻게 정할지다. 조종사 서열은 기장 승격 시기와 선임기장·수석기장 수당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사 조종사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서다.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가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통합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회사는 서열 결정은 회사의 고유한 인사권으로 쟁의조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는 자신들이 무조건 아시아나항공 출신 조종사보다 먼저 승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경력과 자격을 모두 인정하지 말 것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 이후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승격이 늦어질 수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통합 과정에서 기존 대한항공 조종사의 기장 승격 요건과 내부 상대서열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통합 후 기재 규모와 기장 수요 등을 반영해 향후 승격 시기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 조종사의 승격이 통합 전 예상보다 늦어지는 사례는 없었으며, 90% 이상은 오히려 승격 시기가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에게 대한항공의 기장 승격 요건인 FOAM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통합 이후 기장 승진 요건과 훈련·심사 기준에는 현재 대한항공 기준을 적용할 예정으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양측의 입장이 가리는 가운데, 노조는 오는 14~2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회장 자택 인근 등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동위원회 조정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5일이며 노사 합의 시 15일 연장할 수 있다. 노조가 지난 4월 이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친 만큼 이 기간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항공운송사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하더라도 노사가 정한 필수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email protected] 정원일 기자


#대한항공 #파업 #조종사 #통합 #서열 갈등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