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전세보증 사고 4.6% 전국 '최고', 경매 18년 만 최대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국 평균 0.9%의 5.1배
5~7월 5.4%·5.0%·4.6%
HUG 변제율 68.8% 전국 최저
8월 경매 945건·낙찰률 16.9%
전세사기 피해 인정 누적 149건

제주시 노형동 공동주택 밀집지역 전경. 지난 7월 제주지역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율은 4.6%로 전국 평균 0.9%의 5.1배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노형동 공동주택 밀집지역 전경. 지난 7월 제주지역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율은 4.6%로 전국 평균 0.9%의 5.1배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전국 전세보증 사고 규모가 급감하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보증금 미반환 사고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 변제율도 전국 최저로 집계됐다.

8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임대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지역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11건, 24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고율은 4.6%로 전국 평균 0.9%의 5.1배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세보증 사고율은 세입자의 4.6%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당 월 보증기간이 끝나는 보증상품 금액 가운데 임대인이 반환하지 못해 보증사고로 잡힌 금액의 비율이다.

제주는 5월 5.4%, 6월 5.0%, 7월 4.6%로 석 달 연속 5% 안팎의 높은 사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각각 1.1%, 1.0%, 0.9%였다. 제주 사고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전국과의 격차는 오히려 뚜렷하다.

올해 1~7월 제주지역 누적 보증사고는 131건, 252억9400만원이다. 전국 흐름과는 온도 차가 크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2024년 2만941건에서 지난해 6677건으로 68.1% 감소했다. 올해 1~4월 사고금액도 26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43억원보다 53.1% 줄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2994건에서 1450건으로 51.6% 감소했다.

전국적인 감소 배경으로는 전셋값 회복에 따른 역전세 부담 완화와 보증 가입 기준 강화 등이 꼽힌다. 전국적으로 사고 규모가 빠르게 줄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최근 월별 사고율이 전국 평균의 5배 안팎을 오가는 셈이다.

보증사고 이후 실제 보증금이 지급된 실적에서도 지역 격차가 확인됐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전세금반환보증 사고를 당한 임차인은 64명이었다. 자료 제출 당시 44명에게 변제가 이뤄져 변제율은 68.8%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은 80.1%였다.

나머지 20명은 당시 변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이를 최종 미변제 피해자로 볼 수는 없다. HUG 변제는 임차인의 이사와 주택 인도 등 절차와 맞물려 진행되기 때문에 자료 집계 이후 지급될 수 있다.

임대차시장과 별도로 제주 법원 경매 물건도 급증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는 945건이다. 6월 902건, 7월 927건에 이어 석 달 연속 900건을 웃돌았다. 2008년 10월 1014건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매 물건은 늘었지만 새 주인을 찾은 비율은 낮았다. 945건 가운데 160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16.9%에 그쳤다. 전국 평균 21.8%보다 4.9%포인트 낮았다.

낙찰가율은 47.0%로 전국 평균 56.7%보다 9.7%포인트 낮았고 평균 응찰자도 물건당 2.1명으로 전국 3.0명에 못 미쳤다. 전체 낙찰가율 47.0%는 주택뿐 아니라 토지와 숙박시설, 오피스텔, 상가 등 모든 경매 물건을 합친 평균이다.

주거시설은 224건 가운데 63건이 낙찰돼 낙찰률 28.1%, 낙찰가율 55.7%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제주시 30건과 서귀포시 3건 등 33건이 경매에 나왔다. 2024년 1월 52건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많다. 제주시 도련동 한 아파트에서 14건이 한꺼번에 경매에 나온 영향도 컸다.

아파트 33건 가운데 8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24.2%, 낙찰가율은 82.5%였다. 업무·상업시설은 256건 가운데 30건만 낙찰돼 낙찰률 11.7%, 낙찰가율 45.5%를 기록했다. 토지는 459건 가운데 64건이 낙찰돼 낙찰률 13.9%, 낙찰가율 41.4%였다.

전세보증 사고와 경매 증가를 하나의 원인으로 묶기는 어렵다. 전세보증 사고는 임대차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례를 집계한다. 법원 경매에는 주택뿐 아니라 토지와 상가, 숙박시설 등 다양한 자산이 채무 문제로 들어온다.

다만 전세보증 사고율 전국 최고, HUG 변제율 전국 최저, 경매 물건 18년 만 최대가 비슷한 시기에 확인됐다는 점은 제주 부동산시장의 서로 다른 취약 지점을 보여준다.

전세사기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주에서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는 누적 149건이다. 30대가 50명, 40대가 38명으로 30~40대가 전체의 59.0%를 차지했다.

피해주택은 오피스텔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단독·다가구주택 37건, 연립주택 15건, 다세대주택 14건, 아파트 10건 등의 순이다.

제주도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무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보증료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12가구에 1억2268만원, 올해는 7월까지 288가구에 7395만원을 지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전세보증 #보증금 #제주 #사고율 #변제율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