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문턱 낮춰도 집 지을 땅은 부족… 서울 준공업 조례부터 손봐야 [주택공급 속도전]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2년 공업지역법 시행 불구
사업성 낮아 민간 사업자 전무
공장서 땅 떼놓는 비율도 문제
공급 실효성 위해 조정 나서야

정부가 산업혁신구역의 산업시설 의무 확보 비율을 30%로 낮추기로 했지만 서울 주택공급에 미칠 단기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제도를 활용해 사업에 뛰어든 민간사업자가 아직 없는 데다 완화 대상도 복합시설용지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준공업지역의 산업부지 확보 기준을 조정해야 실질적인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도시공업지역법 시행 이후 산업혁신구역 정비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는 아직 없다.

복합시설용지의 절반 이상을 산업시설로 채워야 해 수익성 높은 주거·업무·상업시설 면적이 제한돼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2019년 경기 군포 당정, 부산 영도·사상, 인천 동구, 경북 영천 등 5곳이 공업지역 정비 시범사업으로 선정됐지만 산업혁신구역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군포 당정 사업 정도다. LH는 2020년 옛 유한양행 공장 부지 약 7만7000㎡를 매입해 군포시와 바이오 연구개발(R&D) 거점을 갖춘 산업·상업·주거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행 산업시설 비율 50%를 전제로 토지이용계획을 마련,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연내 지정되면 내년부터 시행될 30% 기준을 적용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30% 기준을 적용하는 후속 사업이 나와야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난다.

완화 대상도 산업시설과 주거·업무·상업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복합시설용지로 한정된다. 이 용지의 산업시설 비율만 50%에서 30%로 낮아지고 구역 안에 별도로 조성되는 산업시설용지와 주거용지, 상업용지, 공원 등은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노후 공업지역의 산업기능을 지키려는 법 취지 때문이다.

서울 주택공급을 직접 늘리려면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조례는 준공업지역에서 공동주택을 포함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2008년 1월 31일 당시 사업구역 내 공장 비율에 따라 산업부지를 남기도록 한다. 공장 비율이 10% 이상 20% 미만이면 전체 사업구역의 10% 이상을, 50% 이상이면 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이른바 '연동률' 방식이다. 이 기준은 산업공간 보존을 위해 2008년 도입돼 2015년 7월 10% 단위로 세분화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준공업지역의 기존 사업 상당수는 도시공업지역법상 산업혁신구역이 아니라 개별 정비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이라며 "국토부 지침이 개정돼도 이들 사업에는 새로운 30%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4년 11월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지구단위계획의 상한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400%로 높였다. 그러나 용적률을 풀어도 공장 비율에 따라 떼어놓아야 하는 산업부지 면적은 줄지 않는다. 주택으로 쓸 땅 자체를 넓히려면 연동률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업구조 변화와 주택공급 필요성을 고려해 기존 공장 비율에 따라 산업부지를 확보하도록 한 기준의 조정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완화 폭과 적용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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