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중금리대출 목표 4개월째 깜깜이
일각 "공시체계 정비 더뎌" 지적
중금리는 해당 분기 실적만 공개
연속적 데이터 확인 어려워 문제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사전에 공시하도록 제도 개선을 공표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은행별 연간 공급 목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은행권 소비자 공시가 최근 수년간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된 것과 비교하면 중금리대출 공시 체계 정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소비자포털을 통해 분기마다 은행별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실적을 공시하고 있지만 올해 연간 공급 목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1조5300억원, 신한은행 2조원, 하나은행 2조원, 우리금융 1조1000억원 등 일부 은행이 자체적으로 올해 공급 계획을 밝힌 사례는 있지만 전체 은행별 목표와 분기별 공급액, 목표 달성률을 확인할 수 있는 비교공시 체계는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은행별 목표액의 경우 올해 4·4분기를 앞두고 있지만 공시는 지난해에 머물러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중금리대출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급 목표를 사전에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목표 사전 공시를 의무화하고 공시 채널과 항목도 확대해 중금리대출 공급을 양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중심의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전체 금융권 기준 28조3000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공시의 투명성과 적시성을 강화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는 총 9조6970억원이었지만 실제 공급액은 8조6900억원으로 목표의 89.6%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공급액도 1조7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638억원보다 31.4% 줄었다.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의 실효성을 제대로 점검하기 위해선 목표액과 연속성 있는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공시는 최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꾸준히 개선돼 왔다. 2022년에는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확대와 이른바 '이자 장사' 논란이 커지면서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시 주기는 기존 분기에서 매월로 단축됐다. 같은 해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도 은행별 신청 건수와 수용 건수, 수용률 등을 분기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가 마련됐다. 2023년에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에 더해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비교공시 항목에 포함됐다.
그러나 민간중금리대출의 경우 신규취급액 총량, 회사별 취급액 등만 사후적으로 공시하는 방식이다. 연속적인 시계열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가계대출·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월별 공시를 볼 수 있는 반면 중금리대출은 해당 분기 실적만 공개되는 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공시 항목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해서 공개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끼는게 지지부진한 이유"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