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8년 기자경험… 변호사로서 피해자 돕는 데 밑거름됐죠"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대표변호사
언론인 시절 체득한 크로스체킹
경찰 수사기록 검증하는 데 도움
잘못된 기록 찾아 보완수사 유도
공권력에 피해 입은 사람들 도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대표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변호사시험 5회·사진)의 개인 사무실. 책상에는 기록을 들여다보는 대형 모니터 두 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책상 너머 휴식용 리클라이너 의자에까지 서류 뭉치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안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신문기자로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법무부, 헌법재판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취재하며 8년 동안 기사 3000여건을 보도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구속하도록 한 대법원 예규를 비판한 기사도 그중 하나다. 이 예규는 2021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바뀌었는데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2024년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우수변호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 변호사는 자신의 일을 "경찰이 써놓은 수사 기록을 다시 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크로스체킹'이 밑거름이 됐다.
그는 "기자와 변호사는 90%가 같은 일"이라며 "기자일 때는 구조적·거시적으로 팩트체크를 했다면 변호사는 법리적·미시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베이커리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대표에게 폭행당했다며 낸 고소가 불송치로 끝났을 때도 이유서를 뜯어봤다. CCTV를 지운 쪽이 오히려 피해자로 적혀 있었다. 이후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폭행 혐의로 사건을 다시 송치했다.
안 변호사의 철저한 크로스체킹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관점이다. 수습기자 시절 경찰서를 돌던 그는 기자를 퉁명스럽게 대하는 수사관들을 보며 "규정상 성실히 대해야 하는 기자에게도 이러는데 민원인에게는 어떻겠나" 생각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경기 화성에서 보낸 유년시절이 있다. 집 근처 공군비행장 소음으로 대화가 1~2분씩 끊기던 시절,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받아내는 것을 보며 법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최근 매달려 있는 사건도 그렇게 시작됐다. 60대 후반의 한 남성이 회식 자리에서 일행이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는 사이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끌려갔다.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 넘어져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했다. 일행도 무혐의로 끝났다.
안 변호사는 경찰의 위법한 유형력 행사로 의뢰인이 다쳤다고 보고 독직폭행으로 고소하고 국가배상도 청구했다.
그는 "피해자는 3년간 생계가 끊겼는데도 경찰은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며 "수임료와 상관없이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지난해부터는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를 맡고 있다. 대한요트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으로 징계 절차에 회부된 지도자들도 변호한다.
안 변호사는 "지금까지 5건을 맡았는데 한 명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며 "박사학위를 마치면 대학 등의 강단에 서서 법을 쉽게 알리는 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