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암살자(들)', 올해는 '유해진의 해' 예약.... "영부인 저격사건 배후보다 1974년 인물들 감정에 중점"
허진호 감독, 언론시사회 기자회견서 밝혀
'왕과 사는 남자' 흥행남 유해진, 기자 역 박해일 이민호 존재감도 돋보여
[파이낸셜뉴스] 허진호 감독이 신작 '암살자(들)'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단정하기보다 1974년을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과 시대의 공기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8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암살자(들)'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감춰진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는 데 목적을 두고 출발한 작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당시 실제로 자유언론실천선언과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에피소드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에서 출발한 팩션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광복절 생중계 현장에서 영부인이 저격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다. 사건은 빠르게 종결되지만, 현장 경호를 담당했던 형사 철구(유해진)와 사건의 이면을 응시하는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그날의 혼란을 목격한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은 발표된 수사 결과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진실을 좇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기자들의 이야기에 상당한 비중을 둔 이유도 밝혔다. 허 감독은 "기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다 보니 어떻게 볼지 신경이 쓰여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며 웃은 뒤 "'암살자(들)'은 미스터리 추적극의 형식을 띠지만,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1974년이라는 시대였다. 그 시대가 지닌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 기자라는 직업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사회부장 재환을 연기한 박해일은 "그 시대든 지금이든 시대의 공기를 보여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실을 외치는 행위의 출발점도 사람에게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영화에서 기자는 잠깐 등장하는 역할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처럼 진지하게 다뤄진 캐릭터는 드물어 시나리오 처음 읽고, 호기심이 갔다. 언론인이 지녀야 할 보편적인 직업적 소명과 책임을 최대한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신입 기자 영일 역의 이민호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과 비교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언급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진실보다 자극적인 제목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꼈다"며 "기성 매체뿐 아니라 1인 유튜브 등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무엇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 사람들의 진실을 향한 신념이 그립게 느껴졌다"며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부연했다.
배우들이 1974년의 인물에 몰입하는 데는 당시 분위기를 세밀하게 되살린 공간도 큰 역할을 했다.
이민호는 "신문사 편집국에서 처음 촬영할 때 담배 연기까지 자욱하게 채워 놓았다"며 "시대적 분위기가 세밀하게 마련돼 있어 몰입하기 좋았다"고 돌아봤다.
박해일도 "1970년대 신문사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공간이 지닌 사실감을 제대로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신문사 공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유해진에게 철구의 집과 골목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면 골목에서 뛰어놀던 시절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대전의 재개발 지역에서 촬영했는데, 그 집과 골목이 옛 기억을 자연스럽게 되살려줬다"고 전했다.
배성우·엄지원·박지환·박훈·류혜영·장률·최유리·류경수·김대명·심은경·박해준·박성훈·오정세·신현빈·정우성 등 주조연급 배우들이 크고 작은 배역으로 등장해 시대의 풍경을 한층 촘촘하게 채운다.
허 감독은 함께한 배우들에 대해 "다들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이었다"며 "각자 맡은 인물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가지고 와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