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다 빼서 여기 넣는다"…'연 10% 배당' 소식에 1200억 싸 들고 달려간 개미들
커버드콜ETF, 롤러코스피 피난처 부상...한달새 1.5조 유입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전반에서 거래대금이 빠져나가는 '수급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커버드콜과 고배당 등 안정적 현금흐름을 노리는 인컴형 상품에는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주가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9월 계절적 약세장 우려가 겹치자 매달 안정적인 분배금을 챙기려는 '방어형 베팅'이 뚜렷해진 결과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62종의 순자산 총액은 26조3158억원으로 연초 이후 11조원 이상 급증했다. 최근 한 달간 1조4754억원, 3개월 기준으로는 5조110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전체 ETF 시장 규모가 지난 6월 말 사상 최고치인 50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 말 45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개별 상품별 유입세도 가파르다. 지난주(8월 31일~9월 4일)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에는 개인 순매수 자금만 1215억원이 몰렸다. 직전 한 달간 유입된 금액(1462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같은 기간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305억원)과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111억원) 등에도 자금이 집중됐다.
이 같은 쏠림은 9월 증시의 계절적 부진과 높은 시장 변동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코스피의 9월 평균 수익률은 -0.68%로 연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세와 3분기 실적 발표 전 불확실성이 겹친 탓이다. 시장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역시 42선 안팎으로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콜옵션(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매도해 얻은 프리미엄을 투자자에게 매달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주가 급등 시 상승폭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는 단점이 있지만,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거나 완만하게 움직일 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는 동안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과 'FOCUS AI반도체위클리커버드콜액티브' 등 주요 상품은 19~20% 수준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반 배당주 ETF(연 3~5%) 대비 월등히 높은 연 10% 안팎의 분배율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연금저축 등을 활용한 절세 혜택(비과세 및 과세이연)이 부각되며 과거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던 커버드콜 투자가 일반 개미 투자자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등세에 힘입어 주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반도체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성장 테마 상품에서는 개인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며 순매도세를 보였다. 대신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ETF나 초단기 채권·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파킹형) ETF로 피신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커버드콜 ETF의 높은 분배율만 맹신하는 투자 방식에 경계의 목소리를 낸다. 커버드콜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시장이 급락할 경우 지수 하락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가 하락해 순자산가치가 줄어들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분배율 수치만 높아 보이는 이른바 '분배율의 함정'도 주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제시된 월 분배율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기초자산의 변동성과 옵션 운용 방식, 원금 변동을 합산한 총투자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보고 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