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00만유로 묶인 제이알글로벌리츠…'대주단 교체'로 활로 모색 [fn마켓워치]
英법원 JLL 감정가 유효 판결, 캐시트랩 유지·국내 변제 순연 신규 금융사 통한 대환 추진…벨기에 정부 장기 임대 연장이 정상화 '키'
[파이낸셜뉴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정상화 전략이 영국 법정 공방에서 '리파이낸싱'으로 넘어간다. 영국 고등법원이 파이낸스타워에 대한 JLL의 감정평가를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 연간 2000만유로(약 330억원) 이상의 현금이 벨기에 현지에 묶이는 캐시트랩(Cash Trap)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에 신규 금융기관을 통해 기존 대출을 갈아타고, 최대 임차인인 벨기에 정부와 장기 임대차를 연장하는 '투트랙' 전략이 리츠 정상화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벨기에 현지법인 Tour des Finances NV(GVBF)가 CBRE Loan Service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JLL의 감정평가를 대출약정상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JLL은 파이낸스타워 가치를 9억2000만유로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이 약정 기준을 넘으면서 벨기에에서 발생하는 현금은 한국으로 배당되지 못하고 현지 대출 상환에 우선 투입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따르면 연간 2000만유로 이상의 배당수입이 현지에 묶인다. 해외 대출 상환이 우선되면서 국내 채권자에 대한 변제도 순연되는 구조다.
다만 법원이 파이낸스타워의 적정가치를 9억2000만유로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JLL의 평가 과정에 일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계약상 효력을 부인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일부 대주가 캐시트랩 발생을 원했던 정황도 인정했지만 감정평가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실제 편향까지 입증됐다고 보지는 않았다.
IB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정상화의 승부처가 오히려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송을 통해 캐시트랩을 제거하는 길이 막힌 만큼 신규 금융기관을 끌어들여 기존 담보대출을 대환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법이 됐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복수 금융기관과 신규 대출 조건을 협의하며 관련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신규 대주단을 확보해 캐시트랩을 해소하고 현지 현금흐름을 국내로 다시 가져오는 게 관건이다.
벨기에 정부와의 임대차 연장도 핵심 변수다. 파이낸스타워는 벨기에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오피스 자산으로 회사는 건물관리청과 임대차기간을 장기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장기 임대차가 확정되면 현금흐름의 가시성이 높아져 리파이낸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임대차 연장→리파이낸싱→현지 배당 정상화→ARS(자율구조조정지원) 졸업이 향후 정상화의 핵심 경로다.
회사는 캐시트랩 지속과 환율 하락에 따른 채무 변동, 신규 금융기관과의 협상 결과 등을 반영해 새로운 채무변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제 감정평가를 둘러싼 공방보다 현금이 한국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장기 임대차와 신규 대주단 확보가 맞물려야 ARS 조기 졸업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관계자는 "건물관리청과 장기 임대차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복수 금융기관과 금융조건을 협의하고 있다"며 "ARS 졸업과 리츠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