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다 타격까지 망칠 뻔" 오타니의 결단… 올 시즌 투수 복귀 '전면 백지화'
무릎·이두근 부상 털고 5경기 만에 지명타자 복귀…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
투구 훈련 재개 후 타율 0.198 추락… 부상 악화 및 타격 부진 막기 위해 '투수 셧다운'
오타니 "최악의 상황 피하기 위한 선택, 내년 밑거름 삼겠다"
[파이낸셜뉴스] 끝없는 부상 악령과 타격 부진의 늪에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결국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 마운드 복귀를 전면 백지화하고 타석에만 전념하기로 공식 선언하며 2026시즌 이도류(투타 겸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타니는 8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 부상으로 4경기를 내리 쉰 뒤 5경기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안타를 신고하지는 못했지만, 다저스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3타점 맹타에 힘입어 신시내티를 6-3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 화두는 오타니의 투수 복귀 중단 소식이었다. 지난 6월부터 무릎, 이두근 등 잇따른 부상에 시달리며 7월 4일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오타니는 최근 복귀를 위해 투구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는 뼈아픈 역효과를 낳았다. 지난달 9일 투구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오타니는 96타수 19안타로 타율 0.198,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0.690, 삼진 34개라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훈련 피로도와 부상에 대한 무의식적인 부담감이 타석에서의 밸런스까지 무너뜨린 것이다.
결국 다저스 벤치와 오타니는 투구 재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투구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타격에만 집중해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는 것이 팀의 가을야구를 위해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타니 역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였다. 경기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내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리한 투구 재활 때문에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일이었다"며 타자 출전마저 불가능해질 뻔했던 몸 상태에 대한 위기감을 털어놨다.
그는 "올 시즌 투수로 더 나서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럽다"면서도 "이번 일을 배움의 경험으로 삼아 내년 시즌 더 발전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고 싶다. 앞으로 전체적인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다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도류 중단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최근 몇 주 동안 타석에서 평소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투구에 대한 압박감을 내려놓고 타자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일을 푹 쉬고 돌아왔음에도 몸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것 자체가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승리"라며 팀의 핵심 전력인 오타니를 격려했다.
올 시즌 투수로서 전반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1.79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던 오타니의 투구는 이제 2027년에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투수 짐을 완전히 벗어던진 오타니가 남은 정규시즌과 다가올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괴물 타자'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