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고용률 71.9% 전국 최고… 산업현장 인력난은 여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취업자 41만5000명·1만2000명↑
전국 고용률 63.3% 제자리
15~64세도 76.5% 전국 최고
2025 상반기 인력부족률 3.1%
농림어업직 부족률 25.6% 달해

제주지역 산업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지난 8월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2025년 상반기 사업체 인력부족률은 3.1%로 전국 평균 2.5%를 웃돌았다. 사진=뉴시스
제주지역 산업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지난 8월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2025년 상반기 사업체 인력부족률은 3.1%로 전국 평균 2.5%를 웃돌았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전국 고용률이 제자리걸음을 한 8월 제주 고용률은 71.9%까지 올라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만 사업체가 실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여전히 부족해 '높은 고용률'과 '구인난'이 함께 나타나는 제주 노동시장의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동향'의 시·도별 경제활동인구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15세 이상 취업자는 41만5000명, 고용률은 71.9%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취업자 40만3000명보다 1만2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고용률은 69.8%에서 2.1%포인트 상승했다.

전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8월 전국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았다. 제주 고용률은 전국 평균보다 8.6%포인트 높다.

시·도 가운데 제주 다음으로 고용률이 높은 곳은 충남 67.3%였다. 충북 67.0%, 강원 66.8%, 전남 66.0%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는 충남보다도 4.6%포인트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고용률 상승폭도 제주가 가장 컸다. 제주는 2.1%포인트 올랐고 충남 1.4%포인트, 광주와 세종이 각각 0.9%포인트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에서도 제주는 76.5%로 전국 70.4%보다 6.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8월 74.3%와 비교하면 2.2%포인트 상승했다.

제주의 경제활동인구는 4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40만8000명보다 1만명 늘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70.7%에서 72.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만9000명에서 15만9000명으로 1만명 감소했다. 취업하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셈이다.

실업자는 지난해 8월 5000명에서 지난달 3000명으로 줄었다. 실업률도 1.3%에서 0.8%로 0.5%포인트 낮아졌다. 전국 실업률은 2.0%였다.

제주시 봉개동에서 농민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제주 농림어업직 인력부족률은 25.6%로 전국 4.9%의 5배를 웃돌았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봉개동에서 농민들이 작업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제주 농림어업직 인력부족률은 25.6%로 전국 4.9%의 5배를 웃돌았다. 사진=뉴시스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함께 오르고 실업률은 내려간 만큼 제주 노동시장의 외형적 지표는 강하다. 전국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8만4000명, 0.6%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제주 취업자 증가율은 약 3.0%로 높다.

그러나 고용률이 높다는 사실과 기업이 필요한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의미는 같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가구를 대상으로 노동 공급을 파악한다. 조사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비롯해 자영업자와 일정 요건을 갖춘 무급가족종사자도 취업자에 포함한다.

반면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는 인원과 현재 부족한 인원을 조사한다. 고용률이 높으면서 사업체 인력부족률도 높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다.

가장 최근 공개된 '2026년 제주지역 인력양성기본계획'에 인용된 2025년 상반기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제주지역 부족인원은 6062명, 인력부족률은 3.1%였다. 같은 기준 전국 평균은 2.5%다.

전체 33개 직종 가운데 제주 인력부족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직종은 16개였다. 농림어업직의 인력부족률은 25.6%로 전국 4.9%의 5배를 웃돌았다. 필요한 인력 4명 가운데 1명가량이 부족한 수준이다.

미용·예식 서비스직도 13.5%로 전국 5.1%보다 크게 높았다. 제조 단순직은 9.0%로 전국 3.3%, 건설·채굴직은 6.9%로 전국 2.4%를 각각 웃돌았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도 제주 6.0%, 전국 3.5%로 나타나는 등 인력난은 저숙련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산업별로 보면 2025년 상반기 제주지역 부족인원은 도매·소매업이 2303명으로 가장 많았다. 숙박·음식점업 967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885명, 건설업 7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제주지역 사업체 부족인원 가운데 도매·소매업이 2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숙박·음식점업은 967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스1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제주지역 사업체 부족인원 가운데 도매·소매업이 23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숙박·음식점업은 967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스1

전국에서도 사업체 인력부족은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6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지난 4월1일 기준 부족인원은 46만7000명, 인력부족률은 2.4%였다.

제주의 경우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과 관광·농수축산업의 계절적 인력수요, 중소사업체 중심 산업구조가 함께 작용한다. 기업이 원하는 직종과 숙련도, 임금과 근로시간 등 조건이 구직자의 희망과 맞지 않는 문제도 따로 살펴봐야 한다.

최근 제주 고용의 업종별 흐름도 균일하지 않았다.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가 공개한 7월 고용동향에서는 전체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1만1000명 늘었지만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7000명 감소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8000명, 건설업은 7000명, 농림어업은 6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가 늘어도 개별 산업이 체감하는 인력 사정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용과 생산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올해 2·4분기 제주 고용률은 전년 동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3.0% 감소했다.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같은 기간 4.5% 증가했고,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모두 증가했다.

제주 광공업 생산도 1.9% 감소했다. 고용률 상승만으로 지역 산업의 생산성과 경기 흐름까지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전국 8월 고용시장에서도 업종별 차이는 컸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8만6000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은 7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10만9000명, 숙박·음식점업은 6만1000명, 제조업은 3만8000명 감소했다.

제주 고용정책의 과제도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라는 총량지표에서 산업별 인력수급으로 넓어지고 있다. 전국 최고 고용률 속에서도 어떤 업종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지, 구직자와 사업체의 조건 차이를 어떻게 줄일지, 늘어난 고용을 지역 산업의 생산성으로 연결할지가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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