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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 실종 '나홀로 야간' 폐지… 김병찬 청장 "개인·조직 시스템 둘 다 문제"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종팀 4~5명에서 9명으로 증원
야간 최소 2명·형사팀장 지휘
실종자 대면확인 뒤 종결 원칙
전국 실종팀 75%도 야간 1명
검찰, 경찰 이틀째 압수수색

검찰 수사관들이 9일 제주서부경찰서 112상황실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제주경찰청과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실종사건 처리·보고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사진=뉴시스
검찰 수사관들이 9일 제주서부경찰서 112상황실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제주경찰청과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실종사건 처리·보고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태가 경찰의 실종수사 체계 전면 개편과 검찰의 지휘·결재라인 수사로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제주경찰은 야간에 경찰관 1명이 신고 접수부터 폐쇄회로(CC)TV 확인, 현장 추적과 보고까지 맡던 체계를 없애고 실종수사팀 인력을 사실상 두 배로 늘린다.

9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실종 허위종결 사건을 두고 "1차적으로 개인의 문제지만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며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제주경찰 수장이 담당 경찰관의 일탈뿐 아니라 조직과 업무체계의 문제를 함께 원인으로 지목한 첫 공개 진단이다.

김 청장은 기존 실종수사 체계에 대해 "경찰관 한 명이 야간에 신고 전화를 받고 CCTV를 확인하면서 현장 추적과 내부 보고까지 맡아야 해 물리적으로 어려운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실종수사를 전문화하기 위해 별도 팀을 운영했지만 적은 인원으로 24시간 대응하는 과정에서 취약점이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제주경찰은 현재 각 경찰서에서 4~5명 수준으로 운영하는 실종수사팀을 9명으로 확대한다. 팀장 1명과 팀원 8명으로 편성해 팀원들이 교대 근무하고 야간에도 최소 2명이 근무하도록 바꾼다.

팀장은 주간에 근무하며 사건 관리와 지휘에 집중한다. 야간과 공휴일에는 형사팀장을 책임자로 지정하고 인력이 부족할 경우 형사당직팀이 지원해 2인 근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구속 송치된 A경장의 최초 허위종결 사건 2건도 야간에 혼자 근무하던 때 신고가 접수됐다. 한 사람이 신고 접수와 추적, 수색 지원 요청, 보고를 동시에 맡는 구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술대에 오른 셈이다.

사건을 끝내는 절차도 강화된다. 제주경찰은 실종자의 안전 여부를 경찰관이 직접 대면해 확인한 뒤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실종자가 다른 지역에 있거나 담당 경찰관이 직접 만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지역 경찰관서나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실제 안전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전화통화만으로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사건을 끝내던 비대면 종결 관행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이 9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실종수사 대응체계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날 담당 경찰관 개인의 문제와 함께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김병찬 제주경찰청장이 9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실종수사 대응체계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날 담당 경찰관 개인의 문제와 함께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전날 접수된 실종신고는 경찰서장이 직접 점검한다. 수색과 안전확인 과정이 적절했는지 살피고 종결된 사건도 처리 과정과 대면확인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수색과 발견, 안전확인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도록 관리도 강화한다.

제주의 야간 1인 근무는 전국 실종수사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경찰청이 제주 사건 이후 실종수사 체계를 점검한 결과 전국 148개 실종전담팀 가운데 111개팀, 75.0%가 야간에 경찰관 한 명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실종팀 4곳 가운데 3곳이 제주와 비슷한 근무구조인 셈이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도 전수점검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종결된 사건을 우선 확인해 부실·부적정 처리가 의심되면 다시 수사하고 오는 11월 말까지 점검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형사과장이 실종자의 대면 여부와 신원확인 과정, 안전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뒤 사건 종결을 승인하는 관리자 결재 기능도 도입한다.

경찰이 제도 개선에 착수한 가운데 검찰의 강제수사도 이틀째 이어졌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날 오전 제주경찰청과 제주서부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개해 실종사건 처리와 관련한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은 전날 확보하지 못한 자료가 있어 압수수색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제주서부경찰서에서는 오전 9시30분께부터 112상황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전날 제주서부경찰서 서장실과 형사과, 실종수사팀, 당직실과 제주경찰청 형사과, 경찰청 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경장의 허위종결이 내부 보고와 결재 과정에서 어떻게 처리됐고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규명하는 자료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김 청장의 시스템 문제 인정과 검찰의 강제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사건의 초점도 달라지고 있다. '한 경찰관이 왜 사건을 허위로 끝냈는가'에서 '허위 처리를 조직이 왜 걸러내지 못했는가'로 책임 범위가 넓어지는 국면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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