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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용률 전국 1위인데 1742명 미충원… AI로 '일자리 미스매치' 푼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구인 2만1965명·미충원율 7.9%
퇴직률 21%·채용률 22.7%
복지·숙박·음식·운송 59% 집중
8월 고용률 71.9%·실업률 0.8%
10월 박람회 AI 채용매칭 도입

지난해 9월2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25 도민행복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2332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40개 기업이 현장 면접과 취업상담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9월24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25 도민행복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여기업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2332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40개 기업이 현장 면접과 취업상담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고용률이 8월 71.9%로 전국 1위에 올랐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채우지 못하는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 HRD4U에 공개된 '2026년 제주지역 인력양성기본계획'에 따르면 2024년 말 제주지역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한국표준산업분류 중분류 기준 조사대상 50개 산업의 근로자는 9만327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업체의 2024년 구인인원은 2만1965명, 미충원인원은 1742명이었다. 미충원율은 7.9%로 전국 6.6%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전국과 제주의 흐름도 엇갈렸다. 전국 미충원율은 2022년 8.9%에서 2023년 7.1%, 2024년 6.6%로 2년 연속 낮아졌다. 제주는 같은 기간 9.5%에서 7.8%로 떨어졌다가 2024년 7.9%로 다시 올라섰다.

미충원은 기업이 채용에 나섰지만 원하는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규모다. 구직자가 아예 없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와 숙련도, 임금·근로시간 등 근무조건이 구직자의 희망조건과 맞지 않을 때도 발생한다.

사람을 뽑는 규모만큼 빠져나가는 인력도 많았다. 2024년 조사대상 사업체의 퇴직자는 1만9546명으로 퇴직률이 21.0%에 달했다. 전국 평균 15.9%보다 5.1%포인트 높다. 제주 퇴직률은 2022년 12.0%, 2023년 14.6%에서 2년 만에 9.0%포인트 상승했다.

채용률도 22.7%로 전국 17.0%보다 5.7%포인트 높았다. 보고서에서 채용률은 연간 채용인원을 현재인원으로 나눈 비율이다. 채용과 퇴직이 동시에 많은 만큼 제주 사업체의 인력 유출입이 전국보다 활발한 구조가 확인됐다.

인력난은 제주 경제의 생활·서비스 분야에 집중됐다. 미충원 1742명 가운데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350명으로 20.1%를 차지했다. 숙박업 238명, 음식점·주점업 233명, 육상운송·파이프라인 운송업 206명이 뒤를 이었다.

4개 업종의 미충원인원은 1027명으로 전체의 59.0%다. 사회복지와 숙박·음식점업은 구인수요 자체도 큰 업종이어서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하면서 필요한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함께 나타났다.

반면 제주 전체 고용지표는 전국에서 가장 강한 수준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주 고용률은 71.9%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63.3%보다 8.6%포인트 높다.

제주 취업자는 41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2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1년 전 69.8%에서 2.1%포인트 뛰어 시·도 가운데 상승폭도 가장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76.5%로 전국 70.4%보다 6.1%포인트 높았다. 실업률은 0.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전국 실업률 2.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이 기업의 구인난 해소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두 통계가 보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가구를 대상으로 취업·실업 등 노동 공급을 파악하고, 사업체 인력수요 조사는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를 본다.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고용률이 높더라도 특정 업종과 직종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업종별 체감도 엇갈린다. 지난 8월 제주지역 전체 취업자는 늘었지만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00명 줄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8000명, 건설업은 7000명, 농림어업은 4000명 증가했다.

제주도는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방식부터 바꾸기로 했다. '2026 도민행복 제주도 일자리 박람회'는 10월29일 오후 1~5시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전등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시작한다.

올해 박람회에는 AI 채용매칭을 도입한다. 구직자가 입력한 희망 직종과 업무, 경력, 자격증, 희망 근무지역·고용형태·임금 등을 기업의 공개 채용공고와 비교해 적합한 일자리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온라인과 행사장에서는 AI 모의면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도민행복 일자리박람회에는 2332명이 방문해 321명이 실제 면접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과 한국비엠아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 40개 기업이 현장 면접과 취업상담을 진행했다.

AI 채용매칭의 성과는 실제 면접과 채용, 장기근속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렸다. 임금과 근로시간, 숙련도, 주거와 근무환경 등 미충원의 구조적 조건까지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인력난은 반복될 수 있다.

제주의 고용정책도 취업자 수를 늘리는 단계에서 필요한 인력을 필요한 기업에 연결하고 채용한 사람이 지역에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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