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차 공공기관 6곳 정조준… 마사회·공항공사 유치전 본격화
정부, 수도권 350여곳 이전 검토
4분기 계획 마련·2027년 선도이전
도의회 6곳·제주도 5곳 집중 공략
혁신도시 집적·지역산업 연계 관건
기관별 전담부서·범도민 유치전 가동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2차 지방이전을 검토하면서 제주가 한국마사회·한국공항공사 등 6개 기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각각 전담조직과 공개 건의를 가동해 기관 기능과 제주 산업을 연결하는 맞춤형 유치 경쟁에 나섰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은 이날 오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역균형성장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제주 이전 촉구 건의'를 발표했다.
제주도의회가 전면에 내세운 기관은 한국마사회, 한국공항공사, 해양환경공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등 6곳이다.
제주도도 하루 전인 8일 박천수 행정부지사 주재로 공공기관 제주 유치 전담팀 회의를 열고 한국마사회·한국공항공사·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해양환경공단·KOTRA 등 5곳을 핵심 유치 희망기관으로 정했다.
도의회가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을 추가로 제시하면서 제주 차원에서 전면에 등장한 유치 희망기관은 6곳으로 늘었다. 다만 정부의 최종 이전 대상과 배치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기관마다 담당부서를 지정해 소관 중앙부처에 유치제안서를 전달하고 기관 임직원과 노동조합을 직접 접촉하기로 했다. 기관 방문과 면담 결과는 총괄부서가 수시로 취합하고 주요 진행 상황은 매주 도지사에게 보고한다.
이번 유치전의 핵심은 '제주 몫'을 요구하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2차 이전에서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을 집적하고 지역 산업·대학과 기능적으로 연결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어 기관별로 제주 이전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제주 말산업과 관광산업이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다. 제주에는 경주마 생산과 육성 기반을 비롯해 말산업 인프라가 집적돼 있어 기관 기능과 지역산업의 연계 논리를 만들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국제공항과 항공산업을 축으로 접근한다. 국내 대표 관광공항을 운영하는 지역적 특성과 미래 항공교통, 관광·물류 기능 등을 이전 논리에 담을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풍력·태양광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등 제주의 에너지 전환 실증 기반과 연결된다. 해양환경공단은 섬 지역의 해양환경 관리와 신해양산업, KOTRA는 국제자유도시와 기업 해외진출·투자유치 기능을 각각 접목하는 전략이다.
도의회가 추가로 제시한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은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의 영향을 직접 받는 제주를 인공지능(AI) 기반 기상·기후 예측 연구와 연결하는 논리가 핵심이다.
정부 일정도 지역 간 경쟁을 재촉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을 폭넓게 검토해 올해 4·4분기 중 2차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에 착수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적용했던 수도권 잔류 필요성도 다시 살펴보는 방향이 제시됐다. 청사를 새로 짓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선도기관은 기존 건물을 임차해 우선 이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제주에는 기존 제주혁신도시가 있다는 점이 유치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관 이전이 지역경제와 산업에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1차 이전의 한계를 얼마나 보완할지도 과제다.
제주도는 지난 7월 도의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2차 이전에 대비해 31개 기관의 제주 유치 사유와 정주 지원방안 등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핵심 대상을 5곳으로 좁히면서 유치 전략도 후보군 확보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이동했다.
도의회까지 6개 기관을 구체적으로 지목한 만큼 앞으로는 도정과 의회, 산업계, 대학이 기관별 유치 논리를 얼마나 일관되게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도민 여론 결집도 병행한다. 제주도는 범도민 서명운동과 현장 홍보를 이어가고 기관별 관련 산업계·대학·단체와 공동 건의에 나설 계획이다.
2차 이전의 지역경제 효과는 기관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전 기관의 기능이 제주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의 사업·연구와 연결되고 지역인재 채용과 청년 일자리로 이어져야 실질적인 균형발전 효과가 생긴다.
송영훈 제주도의회 의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라며 제주가 제시한 핵심 기관이 이전 대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