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데 목표가는 낮춘다… 반도체도 절반 넘게 ‘하향’
한달간 하향 리포트 49건 더 많아
추가상승 여력 판단 보수적 전환
반도체株,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
화장품·보험은 재평가 기대에 상향
상장사 3·4분기 실적 전망이 높아지고 있지만 증권가가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실적 개선 보다 이미 주가에 반영된 기대 수준과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 엄격히 따지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폭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에서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크게 웃돌았다.
■목표가 하향 반도체, 상향 보다 많아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7일~이달 7일 목표주가를 낮춘 리포트는 404건으로 상향 리포트 355건보다 49건 많았다. 같은 기간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낸 상장사 241곳의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보다 7.3% 상향됐다. 기업 이익의 눈높이는 올라가는데, 추가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한 판단은 더 보수적으로 바뀐 셈이다.
반도체 및 관련장비 업종에서는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46건으로 상향 리포트 26건의 약 1.8배에 달했다. 티엘비가 5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익IPS 4건, 리노공업·원익QnC·넥스틴이 각 3건이었다. 반도체가 상장사 3·4분기 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만으로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황이 견조한데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더 많아진 배경에는 이익의 규모보다 주가에 반영된 기대와 향후 밸류에이션 여력을 더 엄격히 따지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금리 변동과 지정학적 긴장, 환율 변화 등의 변수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멀티플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향후 수요가 현재의 호조를 이어갈지를 둘러싼 경계감도 남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과 수요는 견조하지만 목표주가에는 시장 상황과 수급, 대외 변수, 개별 기업 이슈 등이 함께 반영되는 만큼 하향 리포트별 산정 근거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화장품·보험주 '상향'이 크게 많아
반면 실적 개선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거나 밸류에이션 재평가 근거가 뚜렷한 업종에는 목표주가 상향이 집중됐다.
화장품이 속한 개인생활용품 업종의 상향 리포트는 53건으로 집계됐다. 코스맥스 20건, 한국콜마 19건, 코스메카코리아 8건 등이었다. SK증권은 지난 7일 코스맥스 리포트에서 색조 화장품의 낮아진 기저와 기초 화장품의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이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올렸다. 해외 판매 확대에 따른 성장세가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기존 기대를 웃도는 이익 개선 가능성까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 업종은 상향 리포트가 37건으로 하향 리포트 6건을 크게 앞질렀다. 현대해상 14건, DB손해보험 8건, 삼성화재 7건 순이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18일 현대해상 리포트에서 실적 정상화와 배당 기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5만9000원으로 상향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 주주환원 확대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실적뿐 아니라 적정 가치 자체를 다시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전망이 개선됐더라도 이미 기대가 선반영된 업종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력이 남은 업종의 주가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며 "목표주가 변화만으로 업황을 단정하기보다 종목별 실적과 수급 여건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