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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학부생이 '전력 먹는 하마' AI 반도체 난제 풀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소재공학부 4학년생 이다훈 학생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논문 발표
단일 메모리 소자로 AI 핵심 연산 구현
정보 저장·연산을 한 셀에서 동시 수행

왼쪽부터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이다훈 학생과 김형진 교수. 한양대 제공
왼쪽부터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이다훈 학생과 김형진 교수. 한양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학 학부생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칩 크기까지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개발했다. AI 연산과 데이터 저장을 단 하나의 부품 안에서 동시에 처리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부품 집적 한계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양대학교는 신소재공학부 4학년 이다훈 학생(제1저자)과 김형진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차세대 초저전력 AI 반도체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제 저명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인메모리 컴퓨팅(PIM)' 기술의 한계를 단 1개의 부품(소자)으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창고(메모리)'와 이를 계산하는 '작업실(프로세서)'이 분리돼 있었다. AI처럼 방대한 계산을 할 때면 두 장소 사이에 데이터가 쉼 없이 오가며 막대한 전기를 먹고 속도가 느려지는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고(메모리) 자체에서 직접 계산까지 해치우는 인메모리 반도체가 주목받아 왔지만, 지금까지는 계산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개의 메모리 부품을 얽어놓아야 해 칩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통념을 깨고 '단 하나의 메모리 방(단일 소자)' 안에서 AI의 핵심 계산과 데이터 저장을 동시에 끝내는 '1C-XNOR' 기술을 완성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0과 1로 빠르게 판별하는 복잡한 연산 과정을 단일 소자 하나에 압축해 넣은 것이다.

특히 현재 널리 쓰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구조와 호환되도록 설계해, 향후 실제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하기 수월하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칩에 부품을 더 촘촘히 넣을 수 있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소형 모바일 기기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까지 적용 가능성이 넓다.

이번 연구는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이 아닌 대학교 4학년 학부 연구생이 반도체 소자 제작부터 AI 연산 검증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다훈 학생은 "학부 과정에서 직접 반도체 소자를 만들고 이를 실제 AI 연산과 연결하는 연구를 주도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메모리와 AI 반도체를 잇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교수인 김형진 교수는 "기존에 여러 개가 필요했던 부품을 단 하나로 줄여 고집적·초저전력 AI 반도체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학부생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제1저자로 성과를 낸 매우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혁신연구센터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 에너지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됐으며, 오는 11월호 정식 출간본에 실릴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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