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불타고 1명 사망"…폭주하는 이란, 트럼프 노리고 '민간 상선' 덮쳤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해상 보복전이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원유 수송망을 위협하는 민간 상선 무차별 타격으로 치닫고 있다. 극심한 경제난에 직면한 이란이 미국의 원유 수출 봉쇄를 뚫기 위해 전면전 리스크까지 불사하며 '벼랑 끝 전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지브롤터 선적 석유 운반선 '허큘리스 스타'호가 피격돼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상보안 소식통들은 해당 선박이 드론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라크 영해에서도 공격이 이어졌다. 이라크산 연료유 약 200만 배럴을 싣고 있던 파나마 선적 유조선 '뉴 안드로스'호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선체가 일부 파손됐으나 사상자나 해상 기름 유출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미국 선박 2척과 유조선 8척, 이른바 '비협조 선박' 10척 등 총 20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군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한 것에 대한 전방위적인 보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란이 지목한 '비협조 선박'은 최근 이란이 자의적으로 선포한 '해상 통제 구역'을 사전 협의 없이 지나간 민간 상선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 같은 극단적 무력 도발의 배경에 미국의 경제 제재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거세지는 미국의 경제적 위협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 상실에 맞서 점점 더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제 봉쇄로 원유 수출이 막혀 치솟는 물가와 실업률 등 심각한 내부 위기를 겪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NYT는 이란 지도부가 다가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할 '결정적 순간'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제적인 해상 도발로 글로벌 유가를 끌어올리고 물류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결국 미국이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재 완화 협상에 나서도록 판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네바 대학원의 파르잔 사베트 연구원은 "이란은 전면전으로의 복귀는 피하면서도 군사적 대결을 심화하려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가 미국을 압박해 긴장 완화 및 제한적인 합의로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