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장기 국채 최대 60억달러 매입"…시장 반응, 부정적
[파이낸셜뉴스]
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장기 국채 환매를 최대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평상시의 3배에 이르는 규모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이란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지만, 국채 수요를 늘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을 낮추겠다는 대증요법을 동원하려 하고 있다.
원인이 아닌 증상을 치료하겠다는 재무부의 접근 방식에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대규모 환매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익률은 더 올랐다.
CNBC는 이번 발표는 지난 8월 19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예고했던 국채 환매 선언의 후속조처이지만, 베선트가 시사했던 '평시의 2배' 수준을 압도하는 3배 규모라고 전했다.
재무부는 아울러 앞으로도 최소 40억달러 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처는 10년, 20년 만기 등 장기 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치솟고 있는 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이후에도 더 올랐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수익률은 0.041%p 급등한 4.845%를 기록했다. 2023년 11월 1일 기록한 4.935%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물 수익률은 0.031%p 뛴 5.295%, 시장의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 만기 수익률은 0.027%p 상승한 4.427%로 올랐다.
포토맥리버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스핀덜은 "이건 행크 폴슨의 바주카가 아니다"라며 "게다가 당시 위기에서는 의회도 대응했다"고 말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폴슨 재무장관이 대대적인 개입으로 시장을 안정시켰지만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컸고, 또 의회 역시 지원사격을 했다는 것으로 재무부의 단독 대응으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본계 미즈호의 알렉스 펠레 이코노미스트도 "재무부 환매 발표는 기대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듀켄 패밀리 오피스 수장이자 베선트 스승이었던 스탠리 드러큰밀러도 비판에 앞장섰다.
드러큰밀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시장이 재무부의 특정 가격 방어 의지를 확신하는 순간, 수익률이 상승할 때마다 당국의 결기를 시험하려 들 것"이라며 "이 시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무부는 규모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펀더멘털에 맞서 가격을 방어하려는 정부는 언제나 패배한다"며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시장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재무부가 환매로 국채 시장을 안정시키려 시도하는 것은 무모하며 시장 불안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