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공개…터너스 시대 열렸다
999달러부터 시작…펼치면 태블릿급 화면
아이폰18 프로·맥스 100달러씩 가격 인상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애플이 수년 만에 가장 큰 아이폰의 변화를 공개했다. 애플 최초의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듀오(Duo)'다. 시작 가격은 1999달러다. 지난주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존 터너스가 자신의 첫 제품 공개 행사에서 직접 듀오를 소개하면서 애플은 '포스트 팀 쿡' 시대의 시작도 알렸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 듀오와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 등을 공개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제품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다. 가격은 1999달러부터 시작한다.
듀오는 접으면 주머니에 들어가는 스마트폰이지만 펼치면 태블릿에 가까운 대형 화면으로 변한다. 넓어진 내부 화면에서는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화면 한쪽에 이메일 받은편지함을 띄우고 다른 쪽에서 이메일 내용을 확인하는 식이다. 접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외부 디스플레이도 탑재됐다.
애플의 참전으로 정체됐던 폴더블폰 시장이 다시 성장할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처음 출시한 이후 폴더블폰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지만 성장세는 최근 주춤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그러나 IDC는 애플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듀오가 연말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출시되지만 올해 세계 폴더블폰 매출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은 올랐다.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는 각각 1199달러와 1299달러로 전작보다 100달러씩 인상됐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와 저장장치용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가을 이후 5배로 치솟으면서 애플도 원가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인상 폭이 작다. 애플이 판매량을 지키기 위해 일정 부분 이익률 하락을 감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 모델에는 업그레이드된 A20 칩이 탑재됐다. 애플은 이를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했다. 카메라에는 사람의 동공처럼 주변 빛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가변 조리개도 적용했다.
아이폰18 프로와 프로맥스는 12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다. 듀오의 사전 주문은 다음달 16일부터다. 반면 기본형 아이폰18과 2세대 아이폰 에어는 이번 행사에서 빠졌다. 이들 제품은 내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최신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프로 제품이나 듀오를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제품만큼 주목받은 것은 이를 소개한 사람이었다.
지난주 애플 CEO에 취임한 터너스는 이날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 올랐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1997년 이후 세 번째 CEO인 터너스의 사실상 첫 공식 데뷔 무대였다.
터너스는 수백명의 취재진을 향해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상상해 왔다"며 "여러분이 지금부터 보게 될 것들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임 CEO 팀 쿡은 다른 애플 경영진과 함께 맨 앞줄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터너스는 2021년부터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며 폴더블 아이폰 개발팀을 이끌었다. 애플 자체 설계 반도체를 맥(Mac)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애플이 CEO 교체 직후 터너스의 첫 신제품 발표 무대에 폴더블 아이폰을 배치한 것은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쿡 시대 애플을 따라다녔던 대표적인 비판은 아이폰 이후 시장을 뒤흔들 만한 혁신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아이폰 듀오는 쿡 재임 기간에 개발됐다. 하지만 이를 세상에 처음 소개한 사람은 터너스다. 애플은 1999달러짜리 첫 폴더블 아이폰과 새로운 CEO를 동시에 무대에 올리며 '새로운 혁신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