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주마 10마리 중 9마리 생산… 마사회 본사 유치 승부수
국내산 경주마 1021마리·91.5%
말 사육 1만4876마리·54.7%
제주경마공원·목장 기존 기반 활용
이전 땐 생산유발 651억원 추산
2차 이전 앞 산학연 연계 전면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국내산 경주마 10마리 가운데 9마리 이상을 생산하는 산업 기반을 앞세워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말 생산·육성 현장과 마사회의 정책·연구 기능을 한 지역에 묶어 기관 이전을 국가 말산업 경쟁력 강화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두고 한국마사회를 핵심 유치기관으로 정하고 정부와 마사회를 상대로 본사 이전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제주가 가장 앞세우는 근거는 국내 말산업의 압도적인 생산 기반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말 사육두수는 1만4876마리로 전국의 54.7%를 차지한다. 국내산 경주마 생산은 1021마리로 전국의 91.5%에 달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주마 10마리 가운데 9마리 이상이 제주에서 태어나는 셈이다. 체험승마 인구도 약 23만명으로 전국의 45.7%를 차지한다.
제주는 국내 말 생산·육성에서 경마와 승마, 관광까지 이어지는 산업 기반이 한 지역에 집적돼 있다는 점을 마사회 유치의 핵심 논리로 삼았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뿐 아니라 말 개량·증식과 생산·육성·유통 지원,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승마 보급 등을 수행한다. 현재 본사의 정책·경영 기능과 국내 최대 말 생산현장이 분리돼 있지만 제주 이전이 이뤄지면 현장의 생산·질병·육성 데이터를 정책과 연구에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제주도의 구상이다.
이미 마사회 사업장이 제주에 있다는 점도 유치 논리에 포함됐다. 한국마사회는 제주에서 제주경마공원과 제주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 이전 때 기존 시설과 조직을 활용하면 생산·육성부터 경마, 연구와 정책까지 연계할 기반이 다른 지역보다 잘 갖춰져 있다는 논리다.
교육·연구 인프라도 전면에 내세운다. 제주대학교 수의학과와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등이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마사회와 이들 교육기관을 연결해 공동연구와 현장교육, 맞춤형 인력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 분야도 말 질병·방역과 번식·육종에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생산·육성 정보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실제 말산업 현장에서 실증하는 산학연 협력모델까지 유치안에 담을 계획이다.
정부의 2차 이전 원칙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흩어 배치하기보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집적하고 지역 산업·대학과 연결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가 '공공기관 한 곳을 더 달라'는 지역 안배 논리보다 말산업 현장과 대학·연구 기능을 묶는 산업 연계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이다.
실제 유치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남아 있다. 정부가 올해 4·4분기 중 이전 대상과 배치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인 만큼 한국마사회가 최종 이전 대상에 포함될지부터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을 강조하고 있어 제주경마공원·제주목장 등 기존 사업장과 제주혁신도시를 어떤 구조로 연결할지도 구체적인 유치계획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제주가 제시하는 주요 근거다. 제주연구원이 2023년 수행한 현안연구에서는 한국마사회가 제주로 이전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65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16억원, 취업유발효과 505명으로 추산했다. 지방세 증가효과는 약 42억3500만원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들 수치는 당시 연구모형을 통해 산출된 추정치다. 실제 이전 규모와 인력 정착, 지역 내 조달·소비 등에 따라 파급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제주도는 범도민 유치활동과 함께 정부 부처와 한국마사회 방문·면담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양제윤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본사의 정책·연구 역량과 국내 최대 말산업 현장을 결합하면 기관 기능과 국가 말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며 "산학연 협력 기반과 기존 사업장을 활용한 구체적인 이전 논리로 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