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인허가 칼자루 바뀐다…구청장 무응답 땐 '자동인가'
[파이낸셜뉴스]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한남4·5구역, 북아현3구역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의 관리처분 절차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을 받은 인가권자가 최대 60일 안에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자동으로 인가한 것으로 보는 '인가 간주제' 도입이 추진되면서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지난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사업시행자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했을 때 시장·군수·구청장 등 인가권자가 신청을 받은 날부터 최대 60일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다음 날 인가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관리처분 단계에서 인허가 처리를 기다리는 정비사업장의 사업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별 권리가액과 분담금, 분양계획 등을 확정하고 이주·철거로 넘어가기 위한 핵심 절차다. 행정 처리가 늦어지면 후속 일정도 함께 밀린다.
정비업계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인허가가 늦어질수록 금융비용과 용역비 등 사업비가 늘어나는 만큼 행정기관에도 명확한 처리기한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서울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하거나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정비사업장은 90곳이다.
서울에서는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인가 권한을 자치구청장이 갖는다. 인가 간주제가 도입되면 민선 구청장 교체에 따른 행정 기조 변화나 인허가 불확실성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60일이면 신청 내용을 검토하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라며 "문제가 있다면 그 기간 안에 보완을 요구하면 되고, 아무런 결정 없이 인허가를 계속 늦추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사업비가 늘고 결국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불필요한 행정 지연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관리처분계획은 조합원 권리관계와 분담금 등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경우까지 60일 경과만으로 자동 인가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보완 요구 시 처리기간 산정 방식과 기한 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경우의 인가 효력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가 여부를 일정 기간 안에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사업 속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필요할 수 있지만, 60일 안에 처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승인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상당히 강한 조치"라며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더라도 자동 인가까지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