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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실질 차입부담' 12.2조…사업재편 3년이 승부처 [fn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1.6조 합병법인 넘겨도 10조 이상 남아
현금성자산 2조…한신평 "차입부담 여전히 과중"
석화 실적 정상화 빨라도 2029년 이후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롯데케미칼의 실질 차입부담이 12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화학 사업재편으로 1조6000억원의 차입금을 합병법인에 넘기고 4조원 넘는 협약채무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이후에도 10조원 이상의 차입부담이 남는다는 평가다. 사업재편을 통한 석유화학 업황 정상화도 빨라야 2029년 이후로 예상돼 앞으로 3년간 자산매각과 현금창출력 회복을 통한 디레버리징이 신용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신용평가 크레딧 세미나'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실질 차입부담은 약 12조2000억원"이라며 "순차입금은 약 8조원 수준이지만 신종자본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구매카드 유동화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금융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사업재편에 따라 이 가운데 약 4조4000억원이 협약채무에 포함돼 향후 3년간 만기가 연장되고, 약 1조6000억원의 차입금은 합병법인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권 본부장은 "1조6000억원이 빠진다 하더라도 10조원이 넘는 차입금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여전히 과중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신평이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한 순차입금/EBITDA 6배를 충족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법인으로 차입금을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재무구조의 근본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사업재편으로 손실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는 분명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에서 약 300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만큼, 해당 사업이 합병법인으로 이관되면 롯데케미칼이 부담하는 손실은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이를 석유화학 업황의 '턴어라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권 본부장은 실질적인 영업실적 개선 시점을 빨라야 2029년 이후로 예상했다.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2억3000만t인 반면 수요는 1억8000만~1억9000만t 수준이다. 특히 2027~2028년 연평균 1200만t 이상의 신규 설비가 들어올 예정인데 연간 수요 증가량은 약 5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신규 공급이 수요 증가분의 두 배를 웃도는 셈이다. 2029년부터 증설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누적된 공급과잉을 감안하면 이때도 업황 정상화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한신평의 시각이다. 공교롭게도 2026년 시작된 3년간의 사업재편 기간이 끝나는 시점 역시 2029년 전후다.

권 본부장은 "사업재편으로 롯데케미칼의 손실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그 이상의 턴어라운드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업실적 개선은 2029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고, 누적된 공급과잉을 생각하면 그 가능성도 아주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롯데케미칼에 주어진 숙제는 차입금 감축과 수익성 회복이다. 그는 "사업재편 기간 동안 자산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영업수익성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가 숙제"라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현재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로,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사업재편으로 확보한 3년이 단순한 만기 연장을 넘어 실제 차입금 감축과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신용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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