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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독감주사 맞아도 콜록콜록… 해법은 '고면역원성 백신'[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65세이상 접종률 높지만 효과 19%뿐
면역노화 탓 표준용량으로 예방 어려워
항원함량 늘린 고용량 백신 도입 시급
질병관리청, 75세이상 우선접종 검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려면 예산이 관건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과 보호효과와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고면역원성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검토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대구 한 병원에서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어르신들 모습. 뉴시스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과 보호효과와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고면역원성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검토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대구 한 병원에서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어르신들 모습. 뉴시스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은 80%를 웃돌지만, 정작 예방효과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 같은 '접종률과 보호효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고면역원성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검토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이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높인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의 NIP 도입을 우선 검토 과제로 제시하면서다.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보호 효과까지 국가예방접종 정책의 성과로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10일 보건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고령층 인플루엔자 예방 정책 혁신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질병청은 고령층의 특성을 고려한 백신 전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75세 이상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도입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통령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국가예방접종에 대한 정부의 방향성에 대해 "접종률뿐 아니라, 실질적 보호 효과 등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성과 지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앞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의 NIP 도입을 우선 검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도입 방식에 대해서는 연령을 기준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정 국장은 "일본과 유사하게 75세 이상에 대해 일단 일괄 도입을 하고, 그 다음 연령을 낮춰가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재정 당국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산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어떤 여력이 있는지에 따라 대상자와 접종 방법 등을 정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확정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접종률 80% 넘어도 고령층 예방효과 '뚝'

질병청이 고령층 백신 정책의 고도화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높은 접종률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고령층의 질병 부담이 있다. 고령층은 면역노화로 인해 표준용량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국내 8개 대학병원 39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HIMM 연구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확인됐다.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효과(VE)는 50~64세에서 46.8%였지만 65세 이상에서는 18.8%에 그쳤다.

이에 면역노화를 고려해 보다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활용해 고령층의 실질적인 보호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고면역원성 백신인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은 기존 표준용량 백신보다 항원 함량을 높여 면역노화가 진행된 고령층에서 보다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개발됐다.

■해외는 고위험군부터 단계적 도입

이미 이웃 국가들에서는 재정 여건과 질병 위험을 고려해 고위험군부터 단계적으로 고면역원성 백신을 적용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대만은 경제성 평가와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2026~2027 시즌부터 장기요양시설 65세 이상 고령층을 우선 대상으로 적용할 계획이며, 일본 역시 연령과 위험도를 고려한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면적인 전환보다는 고위험군을 우선 보호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전체 고령자에게 도입하는 것이 가장 큰 건강 편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제한된 예산을 고려하면 고위험군인 75세 이상 고령자와 요양시설 거주 65세 이상 고령자부터 지원을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예산이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고면역원성 백신은 기존 표준용량 백신보다 가격이 높아 고령층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 도입에는 재정 부담이 따른다. 질병청이 고면역원성 백신 도입을 우선 검토 과제로 제시한 만큼, 그간의 임상적 필요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고위험군 우선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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