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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해질 것에 베팅 말라"…美 중간선거 이후 韓 대응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하원 탈환·공화당 상원 수성 전망
트럼프, 관세·제재 등 행정권 더 의존할 듯
韓기업 "투자·일자리 앞세워 美의회 공략해야"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는 '분점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의회의 견제가 강해진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중심이 입법에서 행정으로 이동하면서 관세와 제재,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통령 권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백악관과 상·하원, 주정부와 지역사회까지 동시에 상대하는 대미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열린 '미국 중간선거 전망과 한국기업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가장 개연성 있는 선거 결과로 민주당의 하원 탈환과 공화당의 상원 수성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작은 차이로 탈환하는 반면 공화당은 상원을 근소하게 지키는 시나리오다.

민주 하원 탈환해도 트럼프 안 약해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감세와 이민법·선거법 개편, 대규모 예산조정 등 입법 드라이브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하원 상임위원장과 의사일정, 청문회와 소환장·문서요구 권한도 민주당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를 곧바로 트럼프 권력의 약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는 상황에서 하원만 민주당에 넘어가면 트럼프 권력의 중심이 의회를 통한 입법에서 대통령 행정명령과 규제, 집행 우선순위, 거부권, 관세·제재 권한 등 행정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입법권력은 약해져도 관세·제재·외교·군사에서 대통령 권한은 남는다"며 하원의 조사와 예산 압박이 강해질수록 행정부 내부에서 대통령의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변화는 한미관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민주당 하원은 국방·외교·세출위원회의 청문회와 예산 권한을 통해 주한미군과 연합훈련, 확장억제와 대북정책을 강하게 감독할 수 있다. 반면 통상에서는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 기존 법률에 근거한 대통령의 관세 권한이 남아 있어 압박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약해질 것이란 기대에 정책 걸면 안돼"

김 대표는 이에 따라 한국이 '트럼프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에 정책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과 미 무역대표부(USTR)를 상대하는 정상·행정부 외교뿐 아니라 민주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하원의 세입·세출·외교위원회, 공화당이 지킬 가능성이 있는 상원의 외교·군사위원회를 동시에 움직이는 다층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도 단순히 투자 총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구에서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공급망과 세수, 기술훈련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의원별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방산·반도체·배터리·에너지 협력도 미국 제조업과 군사 억지력, 인도태평양 공급망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상 간 약속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능한 합의를 예산과 법률, 의회 보고와 지역 투자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정책은 바뀔 수 있지만 지역구의 일자리와 의회의 법적 장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산업정책 시대"…韓기업 목소리 내야

제현정 한미경제연구소(KEI) 시니어펠로우도 중간선거 결과보다 미국 통상정책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펠로우는 과거 미국이 일본의 경제적 추격을 견제했던 것과 현재 중국을 견제하는 흐름이 유사하지만 "중국은 체급이 다른 상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산업정책의 시대"라며 "모든 나라가 각자도생하는 시기로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는 관세가 당장의 핵심 변수다. 제 펠로우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수출액 기준 약 50%가 232조 관세 대상이고 약 20%가 301조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핵심광물은 물론 구리·알루미늄 등이 들어간 파생상품으로 관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제 펠로우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기업이 정책을 만들고 법도 만든다"며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미국 기업에 유리한 것만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사진=연합뉴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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