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타고 상한가 10번·주가 5배…금호전기에 무슨 일이 [증시는 왜]
6월 말 이후 주가 398% 급등·시총 309억→1541억 올해 투자경고 수차례…단일계좌 집중매매도 '호남 반도체' 관련주 부각…직접 사업·수주 확인 안돼 전환가 5986원 CB 전환청구…종가는 2.1배
[파이낸셜뉴스] '호남 반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금호전기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5배 가까이 뛰었다. 이 기간 상한가만 10차례 기록했고 하루 거래대금이 시가총액의 두 배를 웃돌기도 했다.
금호전기는 발광다이오드(LED)를 비롯한 조명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회사 공시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직접 연관된 사업이나 수주·투자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주가 상승 과정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시장경보가 잇따랐으며 최근 최대주주 측 지분 변동과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 행사도 공시됐다.
금호전기는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7월 6일과 8일에도 각각 29.96%, 29.94% 급등했다. 8월에는 11일부터 13일까지 다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0일과 28일에도 각각 29.97%, 29.93% 올랐다. 6월 말 이후 상한가만 10차례다.
거래 규모도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달 28일 거래량은 2574만주, 거래대금은 2532억원을 기록했다. 31일에는 2749만주가 거래되며 거래대금이 3414억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상장주식 수 1237만6016주의 약 2.2배가 하루 동안 손바뀜한 셈이다. 이날 거래대금은 종가 기준 시가총액 1545억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 1일에도 1625만주, 2208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이날 주가는 장중 1만4350원까지 올라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가 변동이 커지자 조회공시 요구도 나왔다. 거래소가 8월 13일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튿날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공시규정상 중요한 공시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정 계좌의 집중 매매도 포착됐다. 6월 29일에는 개인으로 분류된 특정 계좌가 156만1474주를 순매수했다. 당시 전체 상장주식의 2.52%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호전기는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 사유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됐다.
8월 21일에는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특정 계좌에서 비슷한 거래가 나타났다. 해당 계좌는 26만3853주를 매수하고 매도는 하지 않았다. 전체 상장주식의 2.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가 급등 이후에는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도 이어졌다. 지난 1일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이 장내에서 총 34만2851주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신주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은 32.60%에서 29.83%로 낮아졌다.
CB의 전환청구도 이어졌다. 금호전기는 지난 2일 5억원, 7일 4억원 등 총 9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5986원으로 총 15만350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종가 1만2450원은 전환가액의 약 2.1배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을 단순히 '호남 반도체'라는 테마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실제 기업가치 변화가 뒤따르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 형성 자체가 주가 상승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두 달여 만에 주가가 5배 가까이 오를 정도의 기업가치 변화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회사가 조회공시에서 별도의 중요 공시사항이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주가와 거래량이 급증했다면 투자자는 기대와 실제 사업 사이의 간극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최대주주 측 지분이 줄고 전환가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점도 수급 측면에서 살펴볼 부분"이라며 "결국 향후 실제 실적과 사업 성과가 현재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