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향배, 중국에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하며 이란 전쟁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지는 중국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일주일간 유가가 9% 가까이 폭등하기는 했지만 중국은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CNBC는 12일(현지시간) 전문가들 사이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석유 매입에 나서면 유가 상승세 고삐가 풀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 레베카 바빈은 지금의 유가 상승세는 중국의 수입 증가를 온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바빈은 "현재 유가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중국 정유사들이 생산 확대에 나서 석유 수요가 실제로 더 강력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되면 시장 수급은 더 팍팍해진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시장 흐름을 좌우할 이른바 '스윙 소비자(swing consumer)' 역할을 하며 유가가 폭등하는 것을 막아왔다.
래피던 에너지의 밥 맥널리 사장은 중국이 전쟁 발발 뒤 석유 수입을 하루 300만~500만배럴 줄였다고 말했다. 대신 10억배럴이 넘는 막대한 비축유를 방출하며 수급을 조절했다.
맥널리는 "중국이 석유 다이어트를 한 덕에 유가 폭등을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제 다이어트를 끝냈다"면서 "지금은 허기와 갈증 속에 석유 구매를 재개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유사들은 생산 확대 유인이 충분하다. 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시장에서 정유 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빈은 "정유 마진이 엄청나게 높아졌기 때문에 중국 정유사들도 말 그대로 이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며 "원유를 사서 이를 정유 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긁어 모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사 정보 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석유 수입 규모는 하루 약 600만배럴로 지난 2월의 하루 1150만배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7월과 8월에는 하루 700만배럴 수준으로 소폭 증가했다.
케플러 상품 리서치 총괄 맷 스미스는 이달 중국의 수입 규모 역시 극적으로 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7, 8월 수준을 지속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중국이 "매우 요령 있는 구매자로 100달러대 석유를 구매하는 대신 재고에 더 의존하면서 정유 생산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아직 본격적으로 석유 수입을 늘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이 석유 수입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유가 상승세 고삐가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비축유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변수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재고는 전쟁 6개월여가 지난 지금 4억배럴이 줄었다. 전쟁 발발 뒤 유가 폭등을 막아주던 완충장치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 사이 전쟁이 끝날 것이라던 기대 역시 물거품이 됐다.
맥널리는 "여름은 끝났고, 평화는 오지 않은 채 전쟁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시장의 낙관 편향, 구두 개입에 기꺼이 매도세로 대응하고, 평화가 모퉁이를 돌아 곧 찾아올 것이라던 기대는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지난 11일 2.8% 급락했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8.7% 급등한 탓에 배럴당 104.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