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17년 보유해도 안 살았다면…30억 1주택 종부세 내년 1204만원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본공제 축소는 철회했지만
비거주자 과세 강화는 유지
고가주택일수록 증가폭 커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장기간 실제 거주하지 않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내년부터 강화한다. 한 채의 주택을 17년간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기간이 짧으면 장기보유에 따른 세제 혜택이 제한되는 구조다. 정부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공시가격 30억원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산출세액은 현행보다 5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재정경제부가 오는 15일 열리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 30억원(시가 약 43억원)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산출세액은 현행 제도 기준 774만7000원에서 내년 1203만8000원으로 증가한다. 1년 만에 429만1000원, 55.4% 늘어나는 셈이다.

당초 정부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 원안대로라면 세 부담은 더 컸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안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공시가격 30억원 주택의 종부세 산출세액은 1536만5000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 정부가 기본공제를 현행과 같은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예상 세액은 원안보다 332만7000원 줄었다. 기본공제 축소 방침은 철회했지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기조 자체는 유지한 셈이다.

주택 가격이 낮은 구간에서도 세 부담은 늘어난다. 공시가격 15억원(시가 약 22억원)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산출세액은 현행 69만1000원에서 내년 80만6000원으로 16.6% 증가한다. 공시가격 20억원(시가 약 29억원)인 경우에는 227만5000원에서 277만4000원으로 21.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추산은 보유자가 만 60세 미만이고 세액공제와 세 부담 상한(150%)을 적용하기 전을 기준으로 했다. 실제 납부세액은 주택 가격과 연령, 보유·거주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거주 주택 과세 원칙은 이 후보자가 장기간 보유했던 아파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경기 과천의 한 아파트를 2009년 2월 매입해 17년간 보유했다. 그러나 전입신고를 기준으로 실제 거주한 기간은 총 4개월에 그쳤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으로 멸실된 상태다.

재경부는 장기간 실거주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후보자 가족들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기재부(현 재경부) 세종시 이전 등의 사유로 이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거주 주택 과세 원칙을 후보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국회 질의에는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 따르면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한 채의 주택을 장기간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기간이 짧다면 개편된 종부세 체계에서는 거주기간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재경부는 후보자의 장기 비거주 주택 보유 자체를 투기 목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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