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메가팩 증설 '훈풍'…LG엔솔·삼성SDI, 북미 ESS로 성장 축 이동
테슬라 텍사스 신공장 본격 가동
K배터리 4분기부터 대규모 공급
전기차 부진 딛고 ESS로 새판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보릿고개를 겪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가 대규모 ESS 증설에 나서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잇따라 조 단위 수주를 터뜨리며 북미 시장 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발 빠르게 전환하며 차세대 수익 창출 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편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브룩셔 메가팩 공장 가동에 돌입하며 북미 내 ESS 시스템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인 90GWh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이번 증설의 최대 수혜는 국내 배터리 양대 산맥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입을 전망이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브룩셔 공장으로 향하는 연 23GWh 규모의 물량이 오는 4·4분기부터 이들 기업을 통해 공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테슬라와 약 6조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주잔고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삼성SDI 역시 지난 1월 미국 주요 고객사와 메가팩용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현지 에너지 기업들과 수조원대 수주를 연달아 따내며 물량 확보에 나섰다.
AI 컴퓨팅 인프라 확장에 따라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망용 ESS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등을 포함해 북미 내 ESS 생산 거점을 5곳으로 늘렸으며, 연내 북미에서만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SDI도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 등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의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며 2028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72GWh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위기감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북미 ESS 시장이 국내 업체들의 강력한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테슬라의 ESS 출하량이 올해 80GWh에서 2028년 120GWh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미 시장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확실한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