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 문제없다'던 용혜인, 결국 백기…지명 2주 만에 낙마
사흘 전까지 의원·장관 겸직 고수
민주당까지 "국민 눈높이" 압박
결국 "직 수행 현실적으로 어려워"
성평등가족부 후임 인선도 숙제로
[파이낸셜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불과 사흘 전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직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지만 결국 국민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며 지명 2주 만에 낙마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라며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민주진보 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직 사퇴 요구를 정면 반박한 바 있다. 당시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례대표 의원만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례대표 의원의 사퇴 관행에 대해서도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민주당은 전날 용 후보자를 둘러싼 청년층 여론 등을 거론하며 "국민 눈높이에서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어떠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당내 기류도 후보자 엄호에서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다.
용 후보자의 사퇴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선택이라도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관철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지역구 의원과 달리 사퇴할 경우 다음 순번이 의원직을 승계하는 비례대표라는 점에서 장관직과 의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컸다.
용 후보자는 지명 이후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문제뿐 아니라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주요 당직 임명, 당 사당화 및 이른바 '언더조직' 의혹 등을 둘러싸고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아왔다. 그는 이날도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후보자 검증은 포기한 채 소수 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이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며 "제 부족함이다.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용 후보자가 낙마한 가운데 이번주 2기 내각 인사청문 정국은 이어진다. 오는 15일 김승원 법무부·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김 후보자를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성평등가족부 후임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치권 인사를 다시 발탁할지, 여성·가족 정책 분야 전문가를 기용할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