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메가특구 연구개발직 상위 3%만 주 52시간 예외?… 현장 혼란 불가피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당정, 메가특구법 이번주 발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유력
경영계 "형평성 문제 유발" 반발
정부 "노사 사회적대화 통해 확정"

당정이 이르면 이번 주 발의할 메가특구법에 고소득 연구개발(R&D) 직종에 주 52시간 적용에 예외를 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의 소득기준을 '상위 3%'로 가닥을 잡으면서 소득기준을 둘러싼 잡음이 커질 전망이다.

소득 상위 3%는 연봉 약 1억4000만원이다. 소득기준으로 주 52시간 예외가 확정될 경우 스타트업 R&D 핵심 인력은 제외되고, 대기업들은 한 부서 내에서도 연봉 기준으로 인력을 운용하게 되면서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3일 정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메가특구에서 일하는 소득 상위 3% 관리자 및 연구개발자 등이 개별 동의하면 주 52시간을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메가특구특별법(가칭)'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의 근로소득 백분위 자료를 기준으로 소득 상위 3%는 연봉 1억4000만원 이상이다.

당정이 아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과 기준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소득기준으로 상위 3%를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통상 소득기준이 꽤 높고, 직무적으로 고도의 자율성을 가진 관리자, 전문가에 한해서 예외를 부여하자는 취지"라면서 "미국과 일본을 기준으로 논의가 시작된 것이어서 통상 (소득 상위) 3%를 넘어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소득 근로자 면제(Highly Compensated Employee·HCE)의 경우 연간 10만7432달러(약 1억4438만원), 일본의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는 연봉 1040만엔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대상이다. 지난 2019년 제도 도입 당시 1억원 내외의 고액 연봉자를 기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노사 사회적대화를 통해서 관련 내용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영계 우려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획일적인 소득기준으로 결정되면 한국 실정에 맞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R&D 직종은 부서나 팀 단위로 일을 하는데, 주 52시간 예외가 관리자와 일부 직원에게만 적용되면서 직원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경영계는 'R&D에 필요한 집중근무를 허용하자'는 제도 취지에 맞게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해서 운영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연봉 1억4000만원이 기준이 될 경우 일부 부서장만 근무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부서나 팀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인데, 일부 부서장만 일을 하게 되면서 팀워크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인원이 많은 부서면 비슷한 직급이라도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소득기준으로 운영하게 되면 서로의 연봉을 알게 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면서 "제도의 본질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이도 저도 되지 않는데, 정부가 노동계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핵심 인력도 소득기준에 미달되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적용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득기준이 높아지면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스타트업 핵심 인력도 거의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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