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최대 성과보다 미래 성장… 이재근號, KB금융 세대교체 시동

이현정 기자,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머니무브 등 금융산업 재편 시기
회추위 "그룹 경쟁력 강화 적임자"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전환 방점
계열사 연말 대규모 인사 예고
정부 추진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
이사회 자율적 통제 기능 증명 땐
일률적 임기 제한 논쟁 풀 단초

최대 성과보다 미래 성장… 이재근號, KB금융 세대교체 시동

이재근 KB금융그룹 부문장이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KB금융의 대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리딩금융'인 KB금융 이사회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새 인물을 선택하면서 후속 인사와 조직정비 등 '이재근 체제'가 안정되기까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이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과'보다 '미래 성장' 택한 회추위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양종희 현 회장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이 부문장 등 3명을 대상으로 후보별 2시간씩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한 차례 투표로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가 이 부문장을 높이 평가한 데는 KB금융의 미래 비전 등이 담긴 발표와 준비성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주택은행에 입행한 뒤 국민은행에서 영업과 경영기획을 두루 거쳐 2017년 KB금융 재무총괄(CFO) 상무에 올랐다. 2022년에는 KB국민은행장에 취임했고 지난해 지주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문장으로 있으면서 KB금융의 오랜 과제로 꼽혀온 인도네시아 KB뱅크의 정상화를 추진하며 부실자산 정리와 건전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추위원장은 "이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이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라고 전했다.

■세대교체 등 계열사 대표 대폭 인사 유력

오는 11월 회장 취임 예정인 이 부문장이 임기 중 가장 신경 쓸 부분은 인공지능(AI)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전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인 'KB 젠AI(GenAI) 포털'을 구축했다.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은행·증권·보험 등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그룹 차원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는 'KB 위드(with) AI'를 중심으로 AI를 영업과 고객 서비스, 내부 업무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정산·해외송금 전 과정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미래 성장동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 부문장이 세대교체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문장의 회장 취임 이후인 오는 12월에는 KB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올해 초 취임한 강진두 KB증권 투자은행(IB)부문 대표와 곽산업 KB저축은행 대표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연말에 만료되는 만큼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 미칠 듯

KB금융의 이번 인선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맞물려 금융권 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회장의 장기 연임 견제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을 검토해왔다. 논의 과정에서 연임 횟수 제한이나 연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 강화 등이 거론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경영의 연속성과 주주의 선택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이번 인선이 CEO 임기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를 둘러싼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사회가 현직 회장의 성과와 경쟁 후보의 미래 전략을 독립적으로 비교해 교체를 결정할 수 있다면, 이사회의 견제 기능과 후보 간 경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도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런 논의는 앞으로 예정된 NH농협금융과 iM금융의 CEO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내년 2월 초,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iM금융의 경우 내부 규정상 임기 만료 6개월 전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해 이르면 이달 말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지만 각사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사안인 만큼 향후 인선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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