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앱 신분증' 연내 폐지 논란… 정부, QR검증 강화 무게
통신 3사, 행안부 대면 의견 전달
위·변조 문제 기술적 결함이 아닌
육안 확인 관행을 원인으로 꼽아
이용자 1380만 달해 중단땐 혼란
업계 "기업 성장동력 상실" 우려
행정안전부가 통신사 'PASS(패스)' 앱 신분증 확인서비스 연내 폐지 여부를 당장 결정하기보다 현장의 신분증 확인 절차를 개선하는 데 우선 힘을 싣기로 했다. 행안부는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처음으로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했으며, 통신사들은 신분증 위·변조 문제가 패스 자체의 기술적 결함이 아닌 현장의 육안 확인 관행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1380만명이 이용하는 패스 신분증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부도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문제는 PASS 아닌 육안 확인"…통신3사, 우려 전달
13일 업계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10일 오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임원진과 만나 패스 신분증 확인서비스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행안부와 통신 3사가 패스 신분증 존폐 문제를 놓고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 3사는 지난 8월 경찰청과 만나 관련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통신 3사는 최근 불거진 신분증 위·변조 문제가 패스 자체의 보안 취약점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패스 신분증은 화면에 표시되는 QR코드를 리더기로 인식하면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식당·주점 등 일부 현장에서는 QR 검증 없이 스마트폰 화면만 육안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최근 패스 신분증 확인서비스를 폐지·축소하고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모바일 신분증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신분증 이미지를 위·변조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민간 신분증 확인서비스의 안전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정부 모바일 신분증으로 일원화하더라도 현장에서 QR코드 등을 통한 진위 확인 없이 화면만 육안으로 확인한다면 위·변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비스 자체보다 신분증을 확인하는 현장의 방식이 문제라면 민간 서비스를 폐지하는 것 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1380만 이용자 혼란…정부, QR 검증 우선
패스 신분증 이용자가 1380만명에 달한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이미 대규모 이용자가 자리 잡은 서비스를 폐지할 경우 이용자 불편과 일선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크다. 패스는 기존 실물 신분증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등록할 수 있는 반면 정부 모바일 신분증은 주민센터나 운전면허시험장 등을 방문하거나 IC칩이 내장된 실물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
패스앱 개발에 참여했던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정부앱을 쓰더라도 QR코드 검증 없이 육안으로 화면만 확인하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신분증 위·변조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데 민간 서비스를 폐지하고 정부 서비스로 대체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패스앱 신분증 확인서비스 폐지를 둘러싼 여론이 예상보다 악화되자 행안부 역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패스앱 신분증 확인서비스 폐지를 이미 결정한 게 아니라 검토한 것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당장 패스 신분증 존폐를 결정하기보다, 현장의 신분증 확인 방식을 개선하는 데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행안부와 통신 3사는 이번 만남에서 모바일 신분증 화면을 육안으로만 확인하는 관행을 줄이고 QR코드를 통한 신분증 확인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우선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 신분증 확인서비스는 지난 2019년 통신 3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규제샌드박스를 거쳐 도입했다. 실물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아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이용자를 늘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앱으로 패스 정도의 트래픽을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당장 수익성이 크지는 않더라도 AI나 블록체인과 결합해 진화할 가능성이 있는 무형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함께 추진해 법 개정까지 완료했는데 갑자기 주요 서비스를 중단하는 건 기업 성장 동력의 한 축을 잃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윤홍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