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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에게 쓴 4억9000만원 돌려달라" 인도 물류회사 대표, 결별 뒤 소송 냈지만 패소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인도 상장 물류회사 대표가 교제 기간 전 여자친구에게 쓴 돈을 돌려달라며 싱가포르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문제 된 돈의 대부분이 대여금이 아니라 선물로 지급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12일(현지시간) NDTV와 싱가포르 고등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인도 물류회사 TCI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 겸 대표이사 찬더 아가르왈은 전 여자친구 리슈후이 펠리시아 리를 상대로 46만8090싱가포르달러(약 4억9600만원)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아가르왈은 두 사람이 교제하던 기간 리가 자신에게 여러 차례 무이자 대출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카드 사용액과 여행비, 보험료, 교육비 등을 대신 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는 해당 돈이 사랑과 애정에 따른 선물이었으며 빌린 돈이 아니라고 맞섰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9년 항공편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이어갔고 2022년 9월 연인 관계가 됐다. 두 사람은 아가르왈이 리의 외도를 의심한 뒤 2023년 12월 결별했다. 아가르왈은 2024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아가르왈이 돌려달라고 한 돈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센추리언 카드 사용액 15만1658싱가포르달러, 기업카드 사용액 약 3만1000싱가포르달러, 생명보험료 약 2만싱가포르달러, 씨티은행 카드 사용액 약 2만980싱가포르달러 등이 포함됐다.

또 리의 전 직장인 매뉴라이프 싱가포르에 대한 채무 상환금 5만싱가포르달러, 리의 집에 풍수 전문가를 부른 비용 약 1만7000싱가포르달러, 미국행 일등석 항공권과 쇼핑비, 홍콩 여행 비용, 회사 설립 비용, 스탠퍼드-NUS 경영자 과정 비용 약 3만싱가포르달러도 청구 대상에 들어갔다.

법원은 아가르왈의 주장에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리가 해당 돈을 대출로 요청했거나 변제를 약속했다는 왓츠앱 메시지 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사람이 교제 기간 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도, 대여금 약정으로 볼 만한 기록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가르왈은 리의 이니셜이 들어간 손글씨 합의서를 증거로 냈다. 해당 문서에는 리가 매달 1만~2만5000싱가포르달러를 아가르왈에게서 보관금처럼 받으며 필요할 때 돌려준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었다. 리는 문서에 서명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법원은 이 손글씨 합의서도 아가르왈의 청구를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감정 결과와 문서의 형식, 이후 작성된 다른 약속 문서 등을 종합해 리가 해당 문서에 서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판결문에는 두 사람이 교제하기 전부터 아가르왈이 리에게 고가 선물을 해온 정황도 적시됐다. 아가르왈은 명품 지갑, 프라다 상품권, 루이비통 가방, 애플 에르메스 워치 등을 선물했고, 유럽 여행과 항공권·숙박비도 부담했다. 리가 "너무 많은 것을 사줬다. 어떻게 갚느냐"는 취지로 묻자 아가르왈은 "갚을 필요 없다. 나는 사채업자가 아니다"라고 답한 메시지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아가르왈은 법정에서 두 사람이 사귀기 전 지출은 선물이었지만, 연인 관계가 된 뒤부터는 모두 대출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대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만으로 돈이 자동으로 대여금이 된다는 주장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리시우킨 싱가포르 고등법원 선임판사는 9일 판결에서 아가르왈이 리에게 쓴 돈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준 선물이라고 판단했다. 또 아가르왈이 결별 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리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려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아가르왈의 대여금 반환 청구를 기각했다. 허위 진술, 부당이득, 신탁 관련 예비적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가르왈에게는 리의 소송비용을 부담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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