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텀블러에 '체액 테러'한 남고생…강제추행 적용되나
[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교실에 침입해 여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고 달아난 10대에 대해 경찰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서귀포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입건한 고등학생 A군에게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A군은 지난 4월 28일 제주 서귀포시 소재의 모 초등학교 교실에 몰래 들어가 B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을 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6월 5일 A군은 또다시 B교사의 교실에 침입해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보고 도주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화장실을 가려다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이 같은 범행에 대해 성범죄를 적용하지 않고,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왔다. 현행법상 신체적 접촉이 없으면 성범죄로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A군에 대해 건조물 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사건을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7월 9일 카페에서 여성 업주의 커피에 자신의 체액을 몰래 넣어 마시게 한 사건에서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해당 사건 원심은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체액을 커피에 타서 마시게 한 행위는)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며 "강제추행죄의 경우 상대방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때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가 아니어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를 포함한다"며 "피해자가 커피를 마신 뒤 극심한 육체·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강제추행죄의 폭행에 해당할 수 있고, 의사에 반해 체액을 마시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판시했다.
경찰은 대법원 판례 등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강제추행 혐의 여부를 최종 결정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