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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멈춘 인천 영종 크린넷…신축 성당은 1억3000만원 들여 설치해야 준공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민들 "사용하지도 않는 시설 설치 강요"…1,500억원대 사업 책임 규명 촉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영종구 아파트연합회 등은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종 크린넷의 장기 방치 실태와 관계기관의 책임 규명, 신축 건축물에 대한 크린넷 설치 의무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한갑수 기자.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영종구 아파트연합회 등은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종 크린넷의 장기 방치 실태와 관계기관의 책임 규명, 신축 건축물에 대한 크린넷 설치 의무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10년 넘도록 단 한 차례도 가동되지 않은 인천 영종국제도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 때문에 신축 건축물이 준공을 앞두고 약 1억3000만원을 들여 관련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용 여부조차 불투명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없어 주민들이 "누구를 위한 시설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영종구 아파트연합회 등은 1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종 크린넷의 장기 방치 실태와 관계기관의 책임 규명, 신축 건축물에 대한 크린넷 설치 의무 중단을 촉구했다.

논란은 영종의 한 성당이 건물의 준공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크린넷 설치 문제를 확인하면서 불거졌다. 김일회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상임대표는 해당 성당이 준공을 위해 크린넷 관련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설치비용이 약 1억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성당 측은 크린넷이 실제 가동될 경우 설치하는 방안을 문의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사용 여부가 불확실한 시설을 설치해야 준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린넷은 생활폐기물을 지하 관로를 통해 집하장으로 자동 이송하는 시설이다. 영종에서는 1530억원을 들여 2014년 12월에 완공했지만 장기간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가동하지 않는 시설의 설치비용을 신축 건축주와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영종국제도시의 지구단위계획 등에 따라 신축 건축물은 크린넷 관련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시설의 실효성이 불투명한데도 건축주가 별도의 비용을 들여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이미 크린넷 설치비를 부담했다고 주장한다. 영종구 아파트연합회에 따르면 초기 아파트 분양 당시 가구당 200만~300만원가량의 크린넷 설치비가 분양대금에 포함됐다. 그러나 현재 주민들은 일반적인 생활폐기물 수거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된 아파트 내부 투입구 일부가 부식된 데다 지하 관로와 집하시설 역시 정상 가동이 가능한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재가동할 경우 아파트 내부 시설 보수비까지 수분양자가 부담할 가능성이 있어 주민들은 재가동에도 반대하고 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시설을 구축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당시 인천중구청 등 관계기관이 인수인계와 운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책임을 떠넘겨 왔다고 주장했다.

LH 자료에 따르면 LH는 2014~2019년 시설 인수인계를 위한 합동점검을 11차례 요청했으며, 2021~2022년에도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2023년 인수인계 관련 협약이 체결됐지만 현재까지 정상 운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사업 추진과 예산 집행, 시설 설계·시공, 인수인계, 장기 미가동 원인 등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와 조사를 요구했다. 또 과거 투자비용에 매몰돼 재가동을 추진하기보다 보수비와 운영비, 환경성 등을 현재의 생활폐기물 수거 방식과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독립적인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신축 건축물의 크린넷 설치 의무를 중단하고 폐쇄·부분 가동 등 모든 대안을 주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1,500억원대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정책 판단 오류 및 관리 부실 책임 규명 △크린넷과 기존 수거체계의 경제성·환경성 비교 △주민 참여 공론화 △신축 건축물의 크린넷 설치 의무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관계기관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감사 청구와 소송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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