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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대통령 때문"…캐나다서 번지는 '미국산 손절'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미국산 대체품 찾는 온라인 모임만 140만명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강경한 무역 정책과 영토 병합 위협에 반발한 캐나다인들이 자체적인 미국산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프랑신 피셰는 지난 1일 미국 식품업체 밥스레드밀에 "미국산은 이제 집에 안 들이기로 했다"는 '작별 이메일'을 보냈다. 수년간 즐겨 먹던 글루텐프리 팬케이크 가루마저 끊겠다는 통보였다.

피셰는 이메일에 "당신들의 대통령이 캐나다가 주권 국가임을 이해할 때까지 미국산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WP 인터뷰에서 "캐나다산이 최우선 구매 대상이고, 그 다음은 미국산이 아닌 것"이라며 "미국산은 이제 한참 뒤인 세 번째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WP는 "식료품점에서 원산지를 확인하고, 휴가지를 바꾸고, 익숙한 생활용품의 대체재를 찾는 일이 요즘 캐나다인들에게 '애국적 의무'가 됐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긴밀하게 얽혀 온 이웃나라와의 경제 관계를 일상에서부터 끊어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변화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WP가 인용한 6월 통계에서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은 2024년 같은 달보다 25% 줄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AP뉴시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AP뉴시스

앞서 지난 8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설명하는 영상 메시지에서 "가장 강력한 행동은 캐나다산을 사고 캐나다를 여행하는 여러분에게서 나온다"며 "이는 기업 이사회 회의실이 아니라 주방 식탁에서 내려진 결정들"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캐나다인들의 물산장려운동을 독려하는 발언이었다.

WP에 따르면, 미국산 불매운동의 정보 교환소는 온라인이다. 캐나다산 제품을 찾고 추천하는 '메이드 인 캐나다'에선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만명이 채 안 되던 회원이 140만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여기서는 피부 보습제와 반려동물 사료부터 속옷, 기타, 피클볼 라켓까지 대체품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일례로, 뉴펀들랜드주 세인트존스에서 의사로 일하는 크리스티나 템플턴은 80대 부친이 즐겨 마시던 커피믹스도 교체했다. 미국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불매가 무슨 소용이냐던 그의 부모님도 마음을 바꿨다.

미국이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바꾼 사건이 계기가 됐다고 전해졌다. 템플턴은 "아버지는 이제 불매 효과와 별개로 아침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기분이 상하는 상황 자체가 싫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인 가운데, 캐나다 현지 생산자에게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농장주 팀 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높아질 때마다 매장과 슈퍼마켓의 주문 문의가 쏟아진다"고 전했다. 그는 포장지 오른쪽 위에 새겨진 캐나다 국기 문양을 가리키며 "이게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했다.

불매 대상은 식탁 밖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온타리오주 겔프 주민 안젤라 올트는 "뉴욕 여행을 취소했다"면서 "상황이 바뀌기 전까지는 절대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의 작가이자 창업 전문가 페트라 카순머치 역시 기존 어도비와 구글 워크스페이스, 줌 등을 대신할 캐나다·유럽 서비스를 찾았다. 그는 "수고가 좀 들지만, 얽힌 것을 풀어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관해 에이버리 샌필드 CIBC 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인들이 미국 정부의 결정에 상처 받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애국적 의무감에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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