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우, 에너지시설 공격 중단 합의"…디젤 6달러에 직접 개입
"디젤값 급등 원인은 이란 아닌 러·우 전쟁" 주장
우크라·러시아는 아직 합의 공식 확인 안 해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디젤 가격이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양국에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디젤 가격 상승은 대부분 이란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합의 내용을 즉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일랜드 방문 중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디젤 연료를 파괴하는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며 "다른 목표물은 공격하더라도 디젤 연료는 공격하지 말라. 디젤 부족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환영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석유 수입을 전쟁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정유시설은 정당한 군사적 공격 목표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의 생산 차질과 연료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치솟는 미국 디젤 가격이 있다.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지난주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디젤은 트럭과 열차, 선박, 농기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가격 상승이 물류비와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다만 디젤 가격 급등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까지 공격받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긴장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국제유가도 중동의 공급 불안으로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14일 배럴당 107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2달러를 웃돌았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과 중동 전쟁이라는 두 개의 공급 충격이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