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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美 연준...금리 올리면 증시, 동결하면 채권 타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해 5회 금리 동결한 美 연준,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금리 발표
금리 올리면 美 S&P500 약 10% 조정 올 수도
금리 동결하면 연준 신뢰 하락 및 장기채 가격 급락 전망
어느쪽이든 인하 원하는 美 트럼프와 충돌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케빈 워시 의장이 지난 7월 29일 미국 워싱턴DC 연준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케빈 워시 의장이 지난 7월 29일 미국 워싱턴DC 연준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 오전 3시(한국시간)에 기준금리를 발표하는 가운데 어떤 결정을 내려도 투자 시장에 악재라는 주장이 나왔다. 연준이 약 3년 만에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 증시가 약 10%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금리를 동결하면 장기 채권 가격이 무너질 수 있다.

금리 올리면 S&P500 10% 조정 가능
국제 기관투자자들에게 금융 자문을 제공하는 미국 조사기업 매크로리스크어드바이저스(MRA)의 딘 커넛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고객사에 보낸 투자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 여파에 대해 경고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3.5∼3.75% 구간)를 동결했다. 14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국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 형태를 분석한 결과,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은 93.5%에 달했다. 동결 가능성은 6.5%로 파악됐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면 이는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커넛은 보고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언급하고 금리가 오르면 "S&P500이 8~10%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12월에는 2차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S&P500은 9월 들어 약 1% 하락했다. 커넛은 지난 5월에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긴축 정책 전환을 시사하면, 단순히 주식 가격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평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금리와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못한 기업들의 이익율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실적 전망 악화로 이어지면 증시 조정폭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는 기업들의 마진을 압박할 것"이라며 현재 시장이 충분히 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변동성 충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넛은 2018년 9월 당시 연간 고점을 찍었던 S&P500 지수가 같은 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0.25%p) 인상 이후 10~11월에 걸쳐 약 10%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S&P500은 같은 해 12월에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직후 더 내려 고점 대비 약 20% 가까이 추락했다. 커넛은 올해 역시 S&P500이 우선 8~10% 조정을 받은 뒤 연준의 복수 금리 인상에 반응해 12월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프 시작점: 2016년 9월(0.5%) -그래프 종료점: 2026년 8월(3.75%) *구간 상단 기준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프 시작점: 2016년 9월(0.5%) -그래프 종료점: 2026년 8월(3.75%) *구간 상단 기준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동결하면 연준 신뢰 깨져, 장기채 가격 추락
미국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14일 홈페이지에 올린 주간 시장 전망에서 연준이 금리를 다시 동결하면 2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덩달아 증가한다는 점이다. 해당 금액은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을 가진 보유하는 대가로 단기 채권 대비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 금액이다. 기간 프리미엄이 커진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채 시장에서 장기물 가격이 단기물보다 더 내려간다는 의미다. 이미 30년물 미국채 가격은 이달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10년물 국채 역시 15일 기준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 문제는 연준의 신뢰다. 페드워치에서 금리 인상 확률이 90%를 넘긴 이유는 연준이 앞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기 때문이다. 워시는 지난달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에 3.7%를 기록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을 언급하고 "PCE 물가상승률 2% 목표는 변하지 않으며 물가 안정은 연준의 임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물가상승률이 "2%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할 일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4일 발표된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16만2000명 증가해 전망치를 웃돌면서 긴축 정책에 대한 연준의 부담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의 로런 모런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물가상승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채권 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이 안정되고, 연준의 신뢰도 또한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다만 워시는 금리를 올리거나 동결해도 인하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을 피할 수 없다. 트럼프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해서 그들(연준)의 공식과 상관없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더블라인캐피털의 빌 캠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워시가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릴 경우 연준의 독립성을 증명할 수 있으며, 미국 장기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소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소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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