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생선언 5년… 강정마을 민·관·군, 함정 열고 공동체 회복 잇는다
19일 제4회 일강정 상생 화합의 날
강정마을·정부·제주도·해군 한자리
해군 부대·함정 개방, 양로연·가족 체험
해군기지 갈등 이후 상생체계 지속 주목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장기간 갈등을 겪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주민과 제주도, 정부, 해군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2021년 상생화합 공동선언 이후 이어온 공동체 회복의 틀이 네 번째 민·관·군 화합행사로 이어지면서 갈등 이후 만들어진 상생체계가 지역에 얼마나 뿌리내리고 있는지도 주목된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민관군 상생협의회가 주최하는 '제4회 일강정 상생 화합의 날'이 오는 19일 강정마을 김영관센터 종합운동장과 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는 2021년 5월31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강정마을이 함께한 '강정마을 상생화합 공동선언'을 기념하고 주민 공동체 회복과 민·관·군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다.
강정마을을 둘러싼 상생 논의의 출발점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장기간의 주민 갈등이 있다.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마을 내부와 제주사회에서 찬반 갈등이 이어졌고 이후 정부와 제주도, 마을은 지역발전사업과 공동체 회복사업을 병행해 왔다.
2019년 1월에는 강정마을회와 국무조정실, 제주도, 해군이 참여하는 민관군 상생협의회가 구성됐다. 공동체 회복사업과 지역 현안을 네 주체가 함께 논의하는 상설 협력틀이다.
2021년 공동선언은 이런 과정을 제도적 화해와 공동체 회복으로 연결하는 분기점 역할을 했다.
올해 '일강정 상생 화합의 날'도 기념식 중심 행사보다는 주민과 해군, 도민이 하루 동안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무게를 뒀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김영관센터 종합운동장에서는 '일강정 양로연'을 비롯해 보물찾기와 미니 워터밤, 어린이 풋살 월드컵, 일강정 골든벨, 가족 오락실, 대형 윷놀이, 플로어 컬링,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이 진행된다.
양로연은 제주 목관아에서 어르신을 대접하던 전통 양로연의 취지를 강정마을 공동체 행사에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마을 어르신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어린이와 부모 세대까지 함께 어울리도록 구성했다.
해군도 부대의 문을 연다. 해군 기동함대사령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부대와 함정을 일반에 개방한다. 방문객들은 함정 승선과 특수장비·홍보관 전시, 의장대 공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군 시설을 주민과 도민에게 직접 공개하는 프로그램은 강정마을과 해군 사이의 물리적 경계를 낮추는 상징성도 갖는다.
오후에는 민·관·군 공동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해군 홍보단 공연과 군악대 행진에 이어 일강정민속보존회의 상생화합 길트기·난타, 강정어촌계 공연 등이 진행된다.
기념행사에는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송영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고학수 강정마을회장, 김인호 해군기동함대사령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표창도 진행된다. 이후 마임과 고고장구, 어린이 뮤지컬, 라인댄스와 가수 공연 등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축제 규모보다 강정마을 갈등 이후 구축된 협력체계가 반복적인 주민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공동체 회복은 선언이나 지원사업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주민과 행정, 군이 같은 공간에서 일상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지역 현안을 협의하는 관계가 지속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과거 갈등과 기억이 모두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생행사가 과거 갈등의 존재를 덮는 방식보다 서로 다른 경험을 인정하면서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만드는 장으로 자리 잡는지가 관건이다.
제주도 역시 '일강정 상생 화합의 날'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공동체 회복사업과 민관군 상생협의회의 연장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강승향 제주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은 "일강정 상생 화합의 날은 강정마을 주민과 관·군이 함께 어우러지는 뜻깊은 자리"라며 "이번 행사가 과거 갈등을 딛고 상생과 화합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