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치매, 자폐아 등 반복실종자 보호위한 개인정보보호법 보완해야" [반복실종 사각지대]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반복실종 위험군 어떻게 찾나…데이터 활용 '법적 기반' 과제
재신고 간격·최종결과 등 산출 어려워
개인정보 보호 속 활용범위 넓힐 제도 보완 필요
고위험군 선별 후 지역사회 지원 연계해야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동일인에 대한 실종신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재신고까지 걸린 기간이나 재신고 사건의 최종결과 등 반복실종의 양상을 보여주는 세부 통계는 별도로 산출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재신고 주기와 횟수 등을 토대로 반복실종 위험군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하고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데이터의 활용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 사건 관련 '재신고까지 걸린 기간별 현황'과 '재신고 사건의 최종결과 현황'에 대해 시스템상 산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세부통계부터 막힌 반복실종

경찰은 전체 실종신고에 대해서는 해제까지 걸린 시간과 사유별 종결 현황 등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재신고 사건만 별도로 떼어 앞선 신고가 해제된 뒤 얼마 만에 다시 신고됐는지, 재신고 사건이 이후 어떤 결과로 끝났는지 등을 일괄적으로 산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인 실종 관련 정보를 장기간 보유하는 데 제약이 있는 데다, 실종 발생·신고·해제 시점이 서로 달라 관련 정보를 일괄적으로 집계하기 어려운 점 등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같은 세부 데이터는 반복실종 위험에 따라 대응 수준을 달리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같은 재신고라도 앞선 신고 이후 수년 만에 다시 발생한 경우와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반복된 경우를 동일하게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신고 간격과 횟수 등을 분석할 수 있다면 반복실종 위험군을 선별하고 대상별 예방·지원 방안을 설계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재신고의 틈이 짧으면 짧을수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며 "기존 방지책보다 더 강한 예방책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경찰이 반복실종 관련 데이터를 어느 범위까지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다. 실종 관련 정보 역시 개인정보인 만큼 수집 목적과 보유기간 등에 따른 제약을 받는다. 다만 현행법은 개인정보 보호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통계 목적의 데이터 활용에는 별도의 근거를 두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2는 통계작성이나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 제28조의4는 가명정보를 처리할 경우 처리 목적 등을 고려해 처리기간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을 특정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재신고 횟수와 간격 등을 가명처리해 반복실종의 전반적인 양상을 분석하고 예방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일정 기간 보유 중인 정보를 활용해 재신고 주기나 빈도 등을 산출하거나, 필요한 경우 가명정보를 결합해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다만 통계적 분석과 실제 반복실종자를 식별·관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8조의5는 가명정보를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명정보를 활용해 반복실종의 위험요인을 분석할 수 있더라도 이를 다시 특정 개인과 연결해 고위험군으로 선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까지 같은 근거를 적용할 수는 없는 셈이다.

결국 반복실종자의 신고 이력을 누적해 실제 고위험군을 식별하고 필요한 예방조치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려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목적에 한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활용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실종과 관련해) 보다 정확한 통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과도한 정보 활용이 감시로 이어질 우려도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국민 안전 사이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로 위험군 찾고 지원까지 연결

반복실종 관련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고위험군을 가려낸 뒤에는 이후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특히 치매환자나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등은 경찰의 수색만으로 반복실종을 막기 어려운 만큼 복지기관과 연계해 대상자를 살피고, 위치·동선 이탈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활용하는 등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도 과제로 꼽힌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실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실종 처리 방안을 구체화하고, 의료·보건 체계 등과 연동한 원스톱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5년(‘22~‘26.7월) 실종신고 해제 후 동일인 재신고 현황
재신고 건수
전체 14만8592건
실종아동등 10만5718건
ㄴ18세 미만 아동 5만2843건
ㄴ치매환자 3만318건
ㄴ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2만2557건
가출인(실종성인) 4만2874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 경찰청)

[email protected] 김예지 기자


#반복실종자 #개인정보보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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