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SNS '좋아요' 78회… 제주 공무원 선거중립 위반 적발
두 달간 도의원 예비후보 게시물 반복 반응
감사위 특별감찰서 개인 페북 계정 확인
선관위도 반복 '좋아요' 주요 위반사례 제시
서귀포시장에 해당 공무원 훈계 조치 요구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서귀포시 공무원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도의원 예비후보의 페이스북 선거 게시물에 두 달 가까이 78차례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직접 선거운동 글을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후보의 선거 관련 게시물에 지속적·반복적으로 반응한 행위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다.
15일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공개한 '전국동시지방선거 특정사안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 A씨는 지난 3월18일부터 5월14일까지 제주도의원 예비후보 D씨의 페이스북 선거 관련 게시물에 모두 78차례 '좋아요'를 눌렀다.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했다. 감사위가 공개한 별도 명세에는 3월18일부터 5월14일까지 선거 관련 게시물에 남긴 '좋아요' 기록이 날짜별로 정리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단발성 SNS 반응이 아니라 특정 후보의 선거 게시물을 대상으로 같은 행위가 상당 기간 반복됐다는 점이다.
감사위는 6월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23일부터 6월2일까지 공무원의 선거중립과 공직기강을 점검하는 특별감찰을 진행하다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5월20일부터 6월23일까지 A씨에게 경위서를 제출받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 8월24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조사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감사위는 A씨의 반복적인 '좋아요' 클릭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을 비롯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무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모든 지방공무원은 법규를 준수하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무원 선거관여행위 안내에도 SNS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돼 있다.
선거일에 임박해 SNS 계정을 만들거나 팔로우·친구를 급격하게 늘려 선거 관련 게시물을 작성·공유하는 행위와 함께 특정 후보의 선거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계속적·반복적으로 누르는 행위를 주요 위반사례로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 SNS에서 누른 '좋아요'라는 이유만으로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특정 후보와 선거 관련 게시물이라는 대상, 78차례라는 횟수와 약 두 달간 이어진 반복성이 함께 판단됐다.
A씨는 감사 과정에서 "D씨와 오랜 인연이 있어 지방선거 출마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친 점을 반성하고 앞으로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더욱 엄중하게 지키겠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감사위는 서귀포시장에게 A씨를 훈계 조치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사례는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가 유세 참여나 공개 지지발언 같은 오프라인 행위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인 SNS에서 특정 후보의 선거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확산하거나 지지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도 횟수와 지속성, 대상과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감사·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선거운동이 SNS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을 판단하는 경계도 온라인 활동까지 넓어진 셈이다. 향후 선거에서는 게시물 작성과 공유뿐 아니라 '좋아요' 등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이는 디지털 반응도 공직자가 더욱 주의해야 할 영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