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눈 뜨면 최고가' 美 경유 6달러 시대... 에너지 CEO "재고·가용수단 바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전쟁 이후 가파른 유가 상승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업계를 중심으로 연료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그동안 겨우 유가를 억제하던 임시방편들이 바닥났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피격으로 연료 위기가 현실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 내 경유 소비자 가격은 갤런(3.78L)당 평균 6.23달러(약 8468원)로 사상 최고치였다. 경유 가격은 사우디의 송유관이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춘 다음날인 11일에 사상 최초로 갤런당 6달러를 돌파했으며, 하루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해당 가격은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난 2월 28일 이후 약 68% 상승했다.

외신들은 사우디 시설 피격으로 세계 원유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의 약 4%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미국 시장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02% 상승한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란전쟁 개전 이후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정책적으로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는 11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에너지 행사에서 "이러한 수단들은 공급 위험과 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은 효과를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사태 초기 에너지 공급 체계에서 가지고 있던 여유분은 거의 고갈됐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재고는 지난달 21일 기준 2억9000만배럴로 1982년 말 이후 가장 적었다. 이는 저장 가능 용량(7억1400만배럴)의 절반 수준이다.

WSJ는 지난 3월 보도에서 셰브론과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를 포함한 미국 3대 에너지 기업 CEO들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등 미국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에게 경유 등 정제유 부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WSJ는 셰브론의 워스가 에너지부 라이트와 자주 접촉해 석유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워스는 11일 발표에서 자신이 지난달 3일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당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셰브론 등 미국 에너지 기업들을 비난한 뒤 "당장 소비자 가격을 낮춰라!"라고 적었다. 에너지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고가 없기 때문이다.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홍해 수출용 원유 재고가 5~7일치에 불과하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유가 상승 #연료 위기 #전략 비축유 #에너지 CEO #미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