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이름·연락처·계약만료일까지 물었다…은마아파트 세입자 설문 논란

최가영 기자,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입자 전원상대 명도소송 앞두고
실제 점유자 특정 위해 설문 진행
과다한 정보 요구 개인정보법 위반 소지
강남구 "개인정보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세입자 개인정보 문제가 불거졌다. 조합이 이주 지연을 막기 위해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이주계획 설문조사의 고지·동의 절차를 둘러싼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15일 강남구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구는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세입자 설문조사 관련 민원사항 알림 및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절차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강남구는 조합에 "향후 세입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또는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조사 목적과 활용 범위를 명확히 안내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지 않는 등 개인정보 보호에 각별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은마 재건축 조합은 원활한 이주 진행을 위해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건물인도소송(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개별 세대의 이주계획과 협의 내용, 소송에 소요되는 기간을 종합 고려해 명도소송하겠다는 것으로, 일부 세입자의 미이주로 착공이 늦어지면 조합원 전체의 금융비용과 공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추진됐다.

조합은 이주 시기와 이동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설문에는 성명과 연락처, 거주 동·호수와 함께 임대차계약 만료일, 희망 이주일, 이주 예정 지역이 포함됐다. 이주 이후에도 대치동 학원가를 계속 이용할지, 이용한다면 교통수단은 무엇인지도 물었다.

정비업계에서는 은마처럼 가구 수가 많은 대단지를 중심으로 이주 대상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뒤 퇴거하면 소를 취하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2120가구가 이주 대상인 과천주공8·9단지와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명도소송은 과거 갈 데까지 갔을 때 사용하는 최종 수단으로 여겨졌다"면서 "다만 최근에는 이주 대상자 전체를 상대로 먼저 소송을 제기하고 퇴거하면 취하하는 방식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명도소송을 위해서는 실제 점유자인 세입자를 특정해야 하므로 관련 조사가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정보를 취득한 경위와 고지·동의 절차, 당초 목적을 벗어나 이용했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가영 최아영 기자


#재건축 #세입자 #명도소송 #개인정보 #은마아파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