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번 토하고 38kg"...거식증인 줄 알았던 18세 소녀의 '충격 진단'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소화기 이상을 단순 '불안증'이나 '섭식장애'로 치부당하다가, 결국 위와 장이 마비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은 한 1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더선에 따르면 영국 켄트주 헌베이에 거주하는 엘라(18)는 어릴 적부터 배변과 배뇨에 문제를 겪었으나, 의료진은 이를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나 심리적 불안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성장하면서 조기 포만감, 복통, 반복적인 구토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거식증 등 섭식장애가 의심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그러나 증상은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16세에 방광 기능이 멈춰 소변줄(카테터)을 삽입해야 했고, 18세에 결합조직 질환인 '과동동성 에일러스-단로스 증후군(hEDS)'을 확진받은 뒤에야 정밀 검사를 통해 '중증 위마비'와 '결장 무력증' 진단이 내려졌다.
위마비는 위장의 신경과 근육이 기능을 잃어 음식물이 소화관을 정상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만성 희귀 질환이다. 영국 소화기 자선단체 'Guts UK'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약 14명꼴로 발생하며, 식후 극심한 조기 포만감, 구토, 복부 팽만감을 유발한다. 여기에 대장의 연동운동까지 멈추는 결장 무력증이 동반될 경우 극심한 만성 변비와 장폐색으로 이어진다.
두 질환이 동시에 진행된 엘라는 멜론이나 달걀 한 조각조차 삼키기 힘든 상태에 놓였다. 약물 치료와 골반저 운동, 관장 요법은 효과가 없었고, 영양 공급을 위한 튜브 삽입마저 끊임없는 구토 탓에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엘라의 체중은 발병 전보다 약 25kg 급감해 현재 약 38kg에 불과하다. 증상이 심한 날에는 하루에 100회 이상 구토를 쏟아내며, 걷기조차 어려워 침대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잦은 구토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이다. 구토로 체내 칼륨이 고갈되면 치명적인 부정맥과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엘라는 심각한 저칼륨혈증으로 응급실에서 수일간 정맥주사 치료를 받았으며, 탈수와 감염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AKI) 및 패혈증까지 겪는 등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엘라의 가족은 현재 공공 의료 시스템(NHS) 내 치료가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 사설 전문 의료기관의 치료를 받기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소화 장애나 조기 포만감, 원인 모를 구토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단순 신경성 문제로 넘겨선 안 된다"며 "위배출능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성 이상 여부를 조기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